RIST가 설계해서 현장에서 사용중인 수은흡착 후드설비. 사진=포항산업과학연구원 제공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기자 =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원장 박성호)은 대기 중 수은제거 기술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현장에 적용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전남 광주 하남산단에 위치한 전구제조업체인 ㈜남영전구의 형광등 제조공정에서 수은이 누출되자 광주지역 화학사고를 담당하는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는 RIST에 자문을 요청, RIST는 신속하게 연구진을 파견해 수은제거작업을 지원했다.
RIST는 지난 2012년 개발해 해외특허를 출원한 ‘이산화염소를 이용한 대기 중 수은제거 기술’을 접목해 수은흡착 후드설비를 설계하고 올해 2월19일 현장에 설치, 5월 현재까지 3개월 동안 현장의 고농도 수은을 99% 이상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RIST의 수은제거 기술은 대기 중 수은에 이산화염소를 반응시키면 산화수은으로 바뀌면서 활성탄에 흡착이 잘 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기술이다.
수은 농도에 따라 이산화염소를 포함한 산화제 종류를 바꿔 가며 활성탄의 수은 흡착력을 높여 1mg/㎥의 농도까지 제거 가능하다.
RIST 관계자는 “일반 활성탄에 비해 가격이 2배가 넘는 고가의 첨착활성탄을 사용할 필요 없이 산화제의 종류만 변화를 주면 흡착율을 조절할 수 있어 수은노출 현장과 같이 수은의 농도가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체온계나 형광등에 주로 쓰이는 수은은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신경계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은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가 없어 그 동안 배출수은 제거 기술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었고 기술이 실제현장에 적용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RIST의 국내 첫 노출수은 제거 기술의 성공적인 현장 적용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변영철 RIST 환경자원연구그룹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수은 사용을 근절하기 위해 수은의 생산부터 사용, 배출, 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미나마타 협약’이 곧 발효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도 지난해 말 ‘수은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환경부가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내 첫 현장적용 성과를 바탕으로 RIST의 배출수은 제거기술이 수은처리 시장을 선점하고 활용처가 점차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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