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9일 뉴라이트전국연합 창립 1주년 기념대회. 김진홍 상임의장(왼쪽)이 기를 흔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
뉴라이트 진영은 김진홍 목사가 상임의장으로 있는 뉴라이트전국연합(전국연합)이 가장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전국연합은 지역연합과 해외 지부까지 포함해 180여 개 단체에 11만 회원을 거느린 거대단체다.
뉴라이트 진영의 또 다른 축인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 서강대 교수)가 지식인 중심의 운동을 하는 것과는 달리 전국연합은 대중 조직사업을 통해 저변을 넓혀왔다. 김 목사를 포함해 한양대 이영해, 이화여대 강혜련 최병일, 안양대 남지우, 중앙대 제성호 교수, 장재완 씨(뉴라이트청년연합 대표) 등이 주요 활동가로 참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김 목사를 비롯해 뉴라이트의 주요 활동가들의 성향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면에서 뉴라이트의 세 확장이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뉴라이트 지도부의 50%는 친이명박 쪽”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뉴라이트 진영의 내부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지도부급 인사들은 이 전 시장과 가깝다고 볼 수도 있겠다. 주요 활동가 중에 386운동권 출신도 있어 상대적으로 개혁적으로 보이는 이 전 시장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층 정서도 확실히 이 전 시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뉴라이트 지역연합의 경우 ‘올드라이트’도 많이 참가하고 있어 오히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코드’가 맞다는 것.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만 비교해 봤을 때 더 오른쪽에 있는 박 전 대표가 참여정부를 상대로 국가 정체성과 국보법, 안보 문제를 제기하며 싸워온 것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고, 이 전 시장이 국가 정체성 문제에서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국연합 측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한때 내홍을 빚기도 했다고 한다. 외부에서 김 목사가 이 전 시장과 가까운 것을 두고 전국연합 진영이 이 전 시장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부담스러워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특정후보 지지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확정될 때까지는 엄정 중립을 지키는 것으로 결론지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도 “혹시라도 뉴라이트 진영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는 얘기가 전해지면 판이 깨지는 것이다. 뉴라이트 쪽에서 섣불리 움직이지도 않겠지만 움직일 수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연합 측도 김 목사가 한나라당 대선주자들과 모두 가깝다며 이런 시선을 차단하는 데 애를 쓰고 있다. 전국연합 대변인인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김 목사는 한나라당 대선주자 3인에 대해 모두 훌륭한 분들이며 한나라당의 자산이라고 평가한다. 또 세 분과 모두 두루 가까운 사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 전 시장과 같은 교단(장로회) 소속의 장로이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는 70년대 청계천에서 빈민운동을 하면서 가깝게 지낸 사이다. 박 전 대표와도 대표 시절 자주 만나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이라고 한다.
각 대선주자 진영도 뉴라이트 진영이 당내 역학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유심히 지켜보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의 조해진 공보특보는 “뉴라이트가 우리와 가깝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고 박 전 대표 측의 이정현 공보특보도 “뉴라이트가 당의 외연확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특정후보에게 유불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뉴라이트 진영은 현재 당면과제로 한나라당에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하며 명분과 실리를 챙기려 하고 있다. 완전한 오픈 프라이머리는 아니지만 한나라당 후보가 국민 대표성을 갖기 위해선 경선에서 국민 참여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뉴라이트 진영에서는 오픈 프라이머리가 국민 대표성을 담보한다는 명분도 가지고 있지만 정치권 외곽세력인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리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뉴라이트 진영에서 이미 한나라당 대의원 3만 명을 확보했다는 말도 들린다. 전국연합의 제 교수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고 그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뉴라이트에는 상당수의 ‘정치 예비군’이 포진한 상태로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에 참여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대권주자들로서는 뉴라이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뉴라이트 측의 정치 참여가 과연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