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밝혀진 타이거 우즈의 네 번째 정부는 제이미 정거스였다. 사건이 터진 지 열흘이 되던 12월 5일, 그녀는 영국의 <선데이 미러>에 2005년 여름부터 2006년 가을까지 타이거 우즈를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라스베이거스의 블랙 잭 딜러이며 칵테일 웨이트리스였고, 가끔씩 모델 활동을 했던 제이미 정거스는 2005년에 타이거 우즈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와 호텔 방에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타이거의 아버지 얼 우즈는 라스베이거스 근처의 호스피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다소 놀라운 건 당시 그녀는 타이거 우즈의 광적인 팬과 약혼한 사이였다는 것. 정거스는 애인을 차 버리고 우즈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맺었다. 2006년에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돈을 빌려달라고 했더니 우즈가 관계를 끝냈다.
우즈는 주로 백인의 금발 여성들과 성관계를 즐겼는데 사람들은 우즈에게 피부색 콤플렉스가 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다음 날인 12월 6일엔 두 명이 동시에 커밍아웃을 했다. 코리 리스트는 2008년 맨해튼의 나이트클럽 ‘버터’에서 만나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 그렇고 그런 관계였다. 호텔 스위트룸이 주로 만나는 곳이었다. 여섯 번째 정부 민디 로튼은 우즈의 집 근처 단골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30대 중반의 웨이트리스였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섹스 파트너였는데, 특이사항은 다양한 장소에서 즐겼다는 것. 주차장이나 차고 등을 애용했다. 로튼은 우즈의 섹스 테크닉에 대해 “10점 만점에 12점”이라며 극찬했고, 우즈가 골프 경기 때만 붉은 셔츠를 입는 게 아니라 속옷도 붉은 색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쯤 되자 사람들은 우즈의 여성 취향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공개된 여섯 명의 여성을 놓고 볼 때 우즈는 주로 대도시 클럽이나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여성이나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웨이트리스 등과 관계를 맺어 왔던 것. 모두 백인에 금발이었는데, 사람들은 흑인인 타이거 우즈에겐 피부색 콤플렉스가 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우즈의 아버지는 백인의 피가 약간 섞인 흑인이었고, 어머니는 태국계와 중국계와 네덜란드계 혼혈. 스캔들에서 시작된 우즈에 관한 이야기는 때 아닌 인종 문제로 옮아가기도 했다.
여자들은 계속 나타났다. 이번엔 포르노 배우였다. 12월 7일, 일곱 번째 정부로 수면에 오른 사람은 홀리 샘슨. 한때 케빈 코스트너와도 그렇고 그런 관계였던 샘슨은 <엠마누엘 2000>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유명했다. 그녀는 2004년 우즈가 결혼 전에 가졌던 총각 파티의 게스트였다. 여러 명의 동료와 함께 파티에 가 랩 댄스를 추었는데, 우즈의 최종 낙점을 받았고 2009년까지 5년 동안 꾸준히 만나 왔다.
데본 제임스, 로레다나 졸리, 민디 로튼(왼쪽부터).
우즈와 관계를 맺었던 포르노 배우는 샘슨만이 아니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만났던 데본 제임스는 매춘과 마약 문제로 수차례 경찰서를 드나들었으며 포르노에 출연하던 여성이었다. 그녀는 어느 라디오 쇼에서, 사실 여부를 알 순 없지만 매우 자극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우즈와 섹스를 할 때마다 돈을 받았고, 우즈는 종종 두 명의 여자와 함께 스리섬을 즐겼다는 것. 잠자리에서 매우 거칠게 굴었고, 아내가 임신했을 때도 종종 자신을 찾았다는 것이 데본 제임스의 주장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즈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을 혼자 키우고 있다며 친자 확인 소송을 냈던 것. 기각당하자 데본은 자신에게 우즈와의 섹스를 담은 동영상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슬린 제임스는 2006~2009년에 만났던 포르노 배우. 그녀 역시 우즈의 아이를 임신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로레다나 졸리는 <플레이보이> 출신의 모델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관계를 맺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녀의 폭로는 더욱 자극적인데, 타이거 우즈는 두 여성에게 레즈비언 섹스를 시킨 후 바라보며 즐기기도 했고, 남자를 끌어들여 양성 콘셉트의 스리섬을 즐기려고도 했다는 것이다. 우즈는 앞에서 언급한 홀리 샘슨과 졸리와 또 한 명의 여성까지, 총 세 명의 여자와 즐기기도 했고, 하룻밤에 1만 5000달러의 화대를 지급한 적도 있었다.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남자친구가 있는 어린 여자를 꼬시기도 했다. 2004년에 스무 살이었던 줄리 포슬은 웨이트리스이며 댄서로 우즈와는 록시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평범한 바텐더였는데, 우즈는 줄리 포슬에게 그와 헤어지고 자신에게 오면 자립할 수 있는 돈을 주겠다고 했다. 당시 우즈는 막 결혼한 상태였는데 “아내와는 위장용 부부일 뿐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라며 줄리에게 집착했고 그들의 관계는 2년 동안 지속되었다.
제이미 정거스, 줄리 포슬, 홀리 샘슨(왼쪽부터).
이제 사람들은 조금씩 지쳐갔고 우즈의 리스트가 언제 끝날 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긴 세월 동안 쉼 없이 축적되었던 그의 여성 편력에 대한 폭로는 좀처럼 그칠 것 같지 않았다. 다음 주는 우즈 스캔들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 정말 의외의 관계들이 드러난다.
(다음 호에 계속)
김형석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