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건 전 총리(왼쪽),이낙연 의원 | ||
당초 격렬한 토론과 대립을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한 대표의 대법원 재판 일정이 잡혀진 가운데 열려 시종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또한 정계개편의 원칙에 대해서도 만장일치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이 내세운 원칙은 두 가지. 첫째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중도개혁세력을 결집한 새로운 수권정당 창출, 둘째는 민주당이 정계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연석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그날 회의만큼 진지하고 숙연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회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 대표 스스로가 민주당 독자생존론을 폐기했고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이 날 회의에서는 고건 전 총리와의 관계 설정도 화제로 올랐다. 한 참석자는 “자연스레 고 전 총리의 국민통합신당과 그를 위한 원탁회의에 대한 말도 오갔다”라고 전했다. 이 참석자에 따르면 한 대표가 ‘고건파’로 불리는 몇몇 의원들에게 “원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느냐” “고 전 총리의 신당은 어떻게 돼 가는 거냐. 실체가 있는 것이냐”고 물었고 ‘고건파’ 의원들도 “아직 제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의에서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은 고 전 총리의 신당과 원탁회의가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 없으니 좀더 알아보고 논의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한 대표는 ‘고건파’로 불리는 이낙연 의원에게 “고 전 총리의 신당과 원탁회의가 어떤 내용인지 알아봐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여기 모인 분들 각자가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는 정계개편에 관한 모든 논의를 당 차원에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참석자는 “모두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정계개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이날 회의가 민주당으로서는 정계개편에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