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도 코치도 한점 부끄럼 없어”
▲연맹 기술위원회에서 선발전을 한 번만 할 때의 장단점과 두 번 했을 때의 장단점에 대해 깊은 논의를 했었다. 보통 4월과 10월에 선발전이 열리는데 10월에는 월드컵선수권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진다. 그렇다면 선수들의 경기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4월에 한 번만 선발전을 여는 게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리고 팀워크를 다지는 데 있어 4월에 뽑는 게 10월에 뽑는 것보다 더 낫다는 판단이 뒤따랐다.
―안현수 아버지가 빙상연맹의 두 부회장이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안현수 아버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을 두고 검토 중이다. 그래서 두 부회장 중 한 사람으로 지목된 내가 어떻게 연맹을 좌지우지했는지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할 생각이다. 명색이 선수 아버지라는 사람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책임감 없이 언론에다 마구 얘기하고 다니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만약 대표팀 선발전을 한 번 열어서 안현수가 피해를 봤다면 같은 처지인 진선유는 왜 가만 있느냐? 그 선수 가족들은 입이 없어서 가만 있는 건가?
―밴쿠버올림픽에서 최정원 대신 김민정이 출전한 걸 두고 김민정이 용인시청 소속이라 그렇다는 얘기가 있다. 유 부회장이 용인시청 감독이라서 그런 의혹이 제기된 것 같다.
▲용인시청에 전화해서 김민정이 올림픽 전에 입단했는지, 올림픽 이후에 입단했는지 확인부터 해라. 만약 김민정이 올림픽 전에 입단했다면 그런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용인시청에 확인한 결과 김민정은 2010년 3월 5일 입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폭행이나 비리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도자가 대표팀에서 다시 코치로 일하는 데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지난 11월 월드컵 3, 4차대회가 끝나고 여자대표팀에 긴급한 수혈이 필요했다. 박세우 코치가 자진 사퇴하고 좀 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코치가 절실했다. 만약 그대로 올림픽에 나간다면 여자대표팀은 은메달도 따지 못할 실력이었다. 그래서 송재근, 윤재명, 최광복 코치에게 대표팀 코치직을 제의했는데 모두 고사하고 최 코치가 어렵게 수락한 것이다. 솔직히 이런저런 이유를 들이대면 코치 중에서 할 만한 사람이 없다. 그리고 대표팀 코치는 하도 말들이 많아 쉽게 맡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정수가 귀국한 뒤 공항에서 감사 때 모든 걸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요에 의한 게 아니라면 기자들한테 사실대로 말하면 될 텐데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만약 코치의 강요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사유서를 억지로 써냈다면 언젠가는 그 진실이 밝혀지질 않겠나. 선수 입이든, 가족들 입을 통해서든, 그때 사실은 ‘이러이러했었다’라고 얘기가 나올 텐데 우리가 바보도 아니고 그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만약 강요에 의해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아무리 연맹에서 그 사실을 감추려고 해도 언젠가는 밝혀질 텐데 말이다. 정수가 위축이 돼서 쉽게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고 본다. 정수 문제는 연맹이나 코치 모두 한 점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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