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국민들이 신뢰하도록 해야
○ 지키지 못할 약속 해선 안돼, 약속하면 반드시 실행해야
○ 마음과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국민들이 일체감 갖는다.
○ 2016년부터 확 달라진 경기남부 치안, 교통, 경찰 서비스
1. 날벼락 맞은 경찰의 현재와 미래, ‘깊은 사과드립니다.‘
“국민여러분께, 어린 학생을 돌봐야 할 경찰관이 책무를 어기고 부적절 한 행위를 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2016.6.29.강신명 경찰청장)
“최근 경찰관이 자신이 보호해야할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에 대해 시민여러분께 송구하고 죄송합니다.”(2016.6.28.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장)
‘스쿨폴리스의 배신’, 부산지방청장과 경찰총수가 대국민사과를 할 수 밖에 없는 초유의 사건이다. 이 해괴하고 황당한 사건 앞에서 국민들의 가슴은 냉담하다.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이는 강신명과 이상식 본인들의 경우, 억장이 무너질 사건임에 틀림없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퇴임을 불과 2개월여 앞 둔 경찰총수다. 2014년 8월 취임이후 대과가 없었다. 바람한결 나뭇잎 하나에도 조심스럽던 총수의 얼굴을 짓이겨 놓고 말았다.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장은 강 청장 이후 미래경찰을 이끌 한사람으로 꼽혀왔다. 평생을 몸담아 온 경찰 미래 운명노선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바닥에 처박힌 경찰의 명예는 회복될 수 없는가. 국민과 경찰이 한 마음, 한 가족이 될 수 있는 사회를 그려본다면, 낭만적 이상에 불과한 일인가. 그 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요한기자는 수소문과 추천, 조심스런 다면적 사전취재와 나름의 검증을 마친 뒤, 한 사람을 찾아 대면했다. 정용선 경기 남부지방청장이다.
정용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이 6월 29일 부천서초등학교 앞에서 등하교길 아이들의 안전활동에 나서자 학생들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2. 경찰, 이대로 국민 앞에 좌절하지 않습니다.
“진정성입니다. 앞으로 시간에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진정성이 문제입니다. 일제부터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국민들 가슴 속에는 경찰권력에 대한 역사적인 어두운 기억과 울분이 쌓여 있습니다. 우리 모두,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우리 가족이라는 진정성이 일체화될 때, 국민을 사랑하는 경찰, 경찰을 사랑하는 국민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청사 1층 안내실, 청장비서실의 분위기부터 산뜻하다. 직원들은 모두 활달하고 웃음이 일상화되어 있다. 고위 경찰관서 특유의 권위의식, 긴장감과 압박감은 전혀 없다. 오히려 절제된 자유로움, 침착함 속의 평안함과 경쾌함이 배어나온다.
청장의 인상 또한 매한가지였다. 작달막한 키, 단아한 몸짓, 선한 눈매, 오똑한 코, 웃음이 가득한 입술, 밝은 표정과 중저음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말, 게다가 언론기자를 뺨칠만한 가지런한 ‘말씀’이 술술 나온다.
경기 남부지방 경찰은 지난 1월부터 도민안심·위풍당당 TF라는 양면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도민안심이란 도내 치안환경을 전환시키는 각종 시책이다. 등하교길 학생 지킴이, 특별형사대 운영, 차적조회, 미귀기자 우선 일제 수색, 안매켜소 운동 등이다. 위풍당당이란 경찰청 내부 직원들이 맨아래로 부터 청장에 이르기까지 현재진행형화된 소통망을 의미한다. (다음은 그의 설명이다)
○ 등하교길 아이들의 안전위해 아침회의 없애
“경기남부 경찰은 등하교길 아이들의 안전활동을 위해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학교앞 현장근무를 합니다. 아이들을 교통사고를 뛰어남어 아이들을 위협하는 각종 위해요소(불량학생, 납치, 바바리맨 등)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고 경찰과 친밀감을 쌓게 됩니다. 대전지방경찰정장 때부터 해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프로그램은 경기도에서도 대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다음 청장이 누가되든 지속되리라 믿습니다.”
○ 경기 남부지역, 차적조회를 통한 범죄단속과 기초치안 성과
“도민의 살아 있는 생명이 우선입니다. 안정된 치안은 생명의 안전에 따른 예측, 예고, 예방이 우선시 되는 기초치안과 현장대책입니다. 사건,사고가 발생한 다음에는 이미 늦습니다.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대포차, 불법차량, 수배자, 범범자가 마음놓고 도로를 활보할 수 없습니다. 바로 기초치안을 위한 차적조회의 생활화 때문입니다. 올 2월부터 최근까지 4천 690만건의 차적 조회를 통해, 대포차, 도단·수배차 등 4만 7천여건을 단속했습니다.”
○ 특별형사대가 서남부 범죄예방 견인차
안산 시흥 등 서남부권 강력사건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지난 1.21일 형사경력 13명의 간부들을 우선 발탁하고 강찰관기동대의 업무를 전환하여 특별형사대를 창설, 우범지역에 투입했습니다. 2000명 넘는 범법자를 검거했고, 서남부권 강력범죄는 10%, 외국인 폭력사범은 18.6%나 감소했습니다. 특별형사대는 범인 검거는 물론, 순찰을 통한 범죄예방에 더욱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 경기남부지역 교통체제가 운전자가 아닌 보행자우선 원칙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원활한 소통과 안전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위해 발상부터 전환했습니다. 바로 운전자가 아닌 보행자 우선 원칙입니다. 이 원칙아래 안매켜소 운동, 상습정체 교차로 실명책임제, 연속좌회전 신호체계를 도입했습니다. 안매켜소운동이란 안전띠 메고, 주간전조등과 방향지시등을 모두 켜서 교통사고와 보복운전을 예방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학교 앞, 교차로, 시장통로 등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경기남부지역에서 자동차는 보행자 우선 원칙의 운전을 해야 합니다.
○ 여성 불안요인부터 우선 척결해야.
여성의 불안을 청취하기 위해 지역 맘카페(회원 65만명)과 업무 교류협약을 체결하여 연합밴드를 구성하고, 각급기관의 여성 안전 간담회를 열고 있습니다. 90개 중고대학 여학생들로부터 직접 듣고, 직접 조사, 283건을 접수하여, 207건을 처리했습니다. 섬지역 여교사 안전대책, 등산로, 공용화장실 CCTV 설치는 물론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와 시군별로 지역치안협의회를 개최하여 치안예산 297억원을 조기집행하고 178억원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 맨 아래 직원부터 지방청장까지 다이내믹 소통
남부지역 경찰청 내부에는 다이내믹한 사기진작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도민안심 위풍당당 TF입니다. 경기남부 경찰청 내부망에는 ‘칭찬합시다’,‘나는 이렇게 일한다’, ‘내 얘기를 들어줘’ 코너가 있습니다. 헐뜯고, 비난하지 말고, 칭찬하며 근무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습니다.
저(정용선 경기남부 청장)은 퇴근후 11시부터 12시까지 여김없이 코너를 방문하여 댓글을 달고, ‘긍정·공정·열정·다정·진정’ 등 5정의 포상대상자를 선발합니다. 소통 경관은 하루 80명에서 130여명이 올라오고, 매일 빠짐없이 댓글을 달아주는 청장에 대해 ‘나와 함께 한다’는 일체감이 강화됩니다.
정용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이 6월 22일 안산송호초등학교 앞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실버순찰대 김정순씨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요한기자: 왜 경찰대학을 택했는가?(이하 기자)
정용선 경기남부지역 경찰청장: 가난 때문이었다. 빈농의 4남1녀중 4째로 태어나 일반대학을 갈 형편이 아니었다.(이하 청장)
기자: 경찰과 인간으로서의 철학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청장:도민을 사랑하는 경찰, 도민이 사랑하는 경찰이다.
기자: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청장: 경찰은 국민에게 실행하지 못할 일을 약속해서는 안된다. 약속했으면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마음과 말과 행동,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 못하는 것 못한다고 하고, 잘못된 것 잘못되었다고 하며, 반드시 고쳐야 한다.
기자: 최근 경찰에 대한 국민신뢰도가 바닥이다.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한다면.
청장: 국민들이 경찰이 콩으로 메주를 쑤는 것은 물론,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우리 경찰은 팥으로 메주를 쑬거야’라고 믿게 해야 한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힘들고 지쳤을 때 경찰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야 한다. 내가 소망하고 기도하는 바람직한 경찰상이다. 그날들은 반드시 실현되리라 믿고 싶다.
기자: 그렇다면 경찰로서 스스로 몸가짐을 지키는 좌우명도 밝혀야 한다.
청장: 양심과 실천, 존중과 배려이다. 양심은 국민에 대한 사랑, 실천은 하나님의 사랑을 현장에서 실현하는 행동, 존중은 공직자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마음과 말을 먼저 수용해야 하고, 배려만이 약자와 죄인들에게 빛과 온기를 줄 수 있다.
기자: 대학생 자녀들(1녀1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장: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고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고, 언제 어디를 걸어가든 다른 사람으로부터 ‘네가 함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마음이 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한다.
기자: 꼭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장: 빠른 시일 내에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조직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박요한 선임기자/정치학박사/숭실대 초빙교수 yohanlet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