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권 주자들은 대체로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김근태 의장은 주자들 중 가장 빠른 반응을 내놨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개헌을 망설이는 것은 당리당략”이라고 대통령을 적극 변호했다. 반면 정 전 의장의 경우 반응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참모들과의 회의도 거쳤다고 한다. “개헌은 중장기적으로 큰 경제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노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이고 강력한 찬성 표현은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김 의장은 개헌 추진이 통합신당 창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소신 있게’ 노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정 전 의장의 경우 전략적 측면에서 적극적인 찬성 의사는 유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개헌 정국 손익계산서는 ‘손해’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
먼저 김 의장은 ‘찬성’ 당론을 확정하긴 했지만 개헌에 대한 여론이 차츰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어 계속 찬성 의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여론을 좇아 찬성에서 갑자기 반대로 입장을 바꾸기는 더더욱 곤란한 상황이다. 여기에 통합신당의 불씨를 키워 가는 것도 기로에 섰다. 김 의장은 당분간 개헌 제안에 대해 적극 찬성하면서 현재 진행중인 통합신당 추진 논의는 그것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선 “당 지도부와 사수파의 ‘개헌 집중’ 목소리가 커지면 신당 논의의 탄력은 상당기간 떨어질 공산이 크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전 의장의 정치적 상황도 김 의장과 비슷하다.
그런데 여권 주자 중 천정배 의원은 앞서의 두 사람과는 대조적인 대응을 해 주목을 받았다. 천 의원은 개헌 정국 초기부터 “지금 시기에 개헌하자는 게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의혹을 가진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한나라당이 절대 못하겠다고 하면 개헌은 안 되지 않겠는가”라며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찬성 일변도를 보인 여권의 일방적 분위기에서 부정적 입장을 보인 천 의원의 행보가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는 참모 회의를 거쳐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라”는 멘트를 날렸다. 상황 발생 4시간 30분 만의 첫 반응이었다. 손 전 지사는 그 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죠?”라는 비유적 멘트를 추가로 내놓았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손 전 지사가 너무 점잖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중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멘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일관성을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옹호론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통합신당만 붕 떠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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