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오지환. LG 트윈스 페이스북 캡처.
[일요신문]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이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끄는 결정적 활약을 하며 2016 포스트 시즌을 자신의 성장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오지환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6 타이어 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2타수 6안타(0.500) 4볼넷 3타점 2득점을 기록해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오지환은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를 거듭하며 안정된 모습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오지환에게는 ‘오지배’라는 중의적 의미의 별명이 있다. 이는 ‘그가 활약하기 시작하면 경기를 지배하며 승리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승부를 뒤흔드는 결정적 실책을 범해 붙여진 별명이기도 하다. 페넌트 레이스와 달리 이와 달리 단기전으로 펼쳐지는 포스트 시즌에서는 실책의 영향력이 더욱 막중하다. 덕분에 이번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오지배’ 오지환의 글러브에 더욱 많은 시선이 몰렸다.
오지환은 지난 10일 포스트 시즌을 시작하는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일각의 우려대로 수비에서 2개의 실책을 범했다. 특히 4회 2사 2, 3루 상황서 땅볼성 타구를 놓치며 2점을 헌납했다. 오지환의 실책은 상대 유격수 김선빈의 호수비와 대조되며 더욱 부각됐다.
타석에서 8회 안타와 득점으로 실수를 만회하려 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날 경기 패배로 오지환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을 그대로 이어가는 듯 했다. 그는 2013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무안타, 2014년 NC와 넥센을 차례로 만난 포스트시즌에서 32타수 6안타 3볼넷 2타점으로 부진했다. 2014년 기록은 당시 10타석 이상 나선 LG 선수 중 타율, 장타율, 출루율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오지환은 실책을 범한 다음날 다소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패턴을 보여 향후 일정에서도 우려를 낳았다. 그는 정규시즌에서 실책을 거둔 다음날 출전한 11경기에서 타율 0.229(35타수 8안타)를 기록해 시즌 타율 0.280을 밑돌았다.
하지만 김용의의 결승타로 힘들게 진출한 준플레이오프에서 오지환은 마침내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그는 공격력을 폭발시키며 수비에서의 짐을 덜었다.
오지환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2타수 6안타 4볼넷 3타점 2득점으로 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 비록 완벽한 수비는 아니었지만 이를 메우고도 남을 공격력이었다.
오지환의 활약은 시리즈를 조기에 끝낸 4차전에서 더욱 빛났다. 그는 승부를 결정짓는 8회 우전안타를 포함,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전문가들은 앞서 이번 포스트 시즌의 변수로 LG의 ‘기세’ 꼽은 바 있다. LG는 올 시즌을 치르며 팬들의 염원이던 리빌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유격수 오지환이 그 세대교체의 중심에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MVP를 수상하며 기세가 오른 오지환이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