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종 전 대구지검장 | ||
박 지검장은 대구지검장에 취임한지 이틀 만에 돌연 옷을 벗었다. 박 지검장의 사퇴 이유는 ‘일신상의 문제’. 그러나 사퇴 의사를 밝히기까지의 과정에 석연치 않은 여운을 남겼다.
먼저 박 지검장은 15일 오전 대구지검 직원 인편에 사직서를 냈다. 자신은 사직서 제출과는 별도로 서울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대구 현지 기자들은 물론 지검장 부속실 관계자마저 정확한 사퇴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지난 15일 오후 지검장 부속실의 측근마저 기자들의 취재 전화에 “인사 문제에 대한 불만이 아니겠느냐”는 말을 했을 정도. 기자들은 부속실 관계자 멘트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했으나 박 지검장은 15일 저녁 연합뉴스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사표를 냈다”며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 박 지검장은 그러나, ‘개인적인 문제’에 대한 더 상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박 지검장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구지검 안팎에서는 ‘인사 불만’에 대한 추측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박 지검장의 인사 불만은 자신과 사시 동기이면서 나이가 일곱 살 적은 임내현 대구고검장의 승진과 무언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
박 지검장은 더구나 13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말했는가 하면 “고위 간부 인사 등으로 검찰 내부가 다소 어수선하지만 직원들의 인화·단결로 검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혀 이번 사퇴를 두고 “무책임하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대구지검의 한 출입기자는 “오보를 쓰게 된 데 대한 불만에 앞서 인간적인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