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부정부패 척결과 무상복지 지방자치이어 통일 등 ‘이재명식’ 정책 추진 투 트랙 각광
이재명 대안론 급부상. 이재명 성남시장=일요신문DB
[일요신문] 이재명 바람이 거세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휩싸인 가운데 이 시장은 가장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 등을 주장하며, 누구보다 성난 민심의 환호를 받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이 이재명 성남시장의 대선주자 지지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반기문 안철수에 이어 부동의 4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는 1% 남짓 차이로 두자리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불과 한 달 전 지지율 4~5% 대에 비하면 그야말로 급등했다.
더민주 당내 지지에서는 문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그다. 그동안 친노와 비노로 불리며 더민주가 갈등을 빚은 뒤 사실상 당내 독주체제를 이어오던 문 전 대표 측도 이같은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마지막까지 그의 지근거리 곁을 지키던 문 전 대표는 자타공인 친노의 핵심인사이다. 이 시장 역시 친노를 자청하며,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의원의 대선캠프에서 정계에 몸을 담았다. 이어 지난해부터 4.13 총선직후 문 전 대표가 안철수, 박지원, 천정배, 김한길 등 국민의당을 떠나보내는 당내 위기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문박이(문재인, 박원순, 이재명) 연대를 구성해 대응하기도 했다. 총선에선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함께 이 시장의 해당지역에서 더민주 역대 가장 좋은 선거 결과(4개 지역구 중 더민주 3곳 승리)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손가락혁명동지단 카페트 지지자 모임 현장=일요신문DB
곧이어 정부의 지방재정 시행령 저지를 위한 서울 광화문에서의 단식투쟁에서는 더민주는 물론 야권인사와 사회지도층의 격려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시장의 단식이 십여 일을 넘기자 당시 김종인 대표가 재차 방문해 국회차원의 대응을 약속하고서야 단식 농성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이 시장의 별명 중 하나인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싸움닭 자체였다며, 관계자들 역시 혀를 내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 사회에 큰 혼란이 찾아왔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의혹 사태로 국민은 정부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으로 가득 차게 됐으며, 촛불과 함께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차기 대선주자들은 물론 정치권에선 신중론에 무게를 두며 성난 국민을 지켜보고만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에도 맨 먼저 이 시장의 거센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 자진사퇴 불응 시 탄핵” 이 시장의 거침없는 발언에 언론과 국민들은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급기야 다른 대선주자들 역시 이 시장의 뒤를 이어 강한 야성을 어필하기 시작했다. 이 시장이 대안론에서 대세론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이 시장의 거침없는 발언과 행보는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세월호 참사와 위안부 합의, 백남기 농민사망사고, 사드배치 문제 등 각종 사회적 현안 및 정책적 사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자신과 여론의 입장을 대변했다. 다만, 지금처럼 언론이나 사람들의 관심이 적었을 뿐이었다.
‘전투형 노무현’ 이재명과 ‘친노좌장’ 이해찬의 만남
최근엔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과 총리직을 역임한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과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이 시장의 성남시를 방문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에 의기투합하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남북교류를 통한 통일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데 이 시장이 전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해찬 의원의 경우 지난 총선과정에서 탈당(당시 더민주 공천탈락)한 뒤 무소속 의원으로 당선 후 복당 과정에서 문 전 대표 측과 일련의 갈등을 보였다. 또한 과거에도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16년간의 인연 등 뜻이 맞는 일부를 제외하고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 의원과 이 시장의 조우는 정치적으로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이 시장은 이 의원의 복당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지난 4일 이 시장은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도 했다. 앞서 이재명 시장은 “친노는 노무현 대통령의 빛을 쫓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정신을 되새기고 그가 꿈꾸던 세상을, 국민이 주인인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은 어떻게 고민하고 행동했을까” 물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시장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에게 지어준 이름은 친노가 아닌 전투형 노무현이다. 이 시장이 노 전 대통령 묘역 때 남긴 방명록엔 이렇게 쓰여 있다. “70년 적폐, 친일 독재 부패를 청산하고 공평하고 공정한 나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이재명의 전투가 이미 시작되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