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주 | ||
허주(민국당 김윤환 대표 아호)가 10월 초 몇몇 친한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가 2000년 16대 총선 공천에서 자신을 ‘팽’한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유감 표명을 한다면 화해하겠다는 뜻이다.
허주는 9월 말까지만 해도 정몽준 신당 참여가 확실시됐었다. 자신의 분신이자 민국당 사무총장을 맡은 윤원중 전 의원을 정몽준 신당 캠프로 보내 기획위원장까지 맡게 했다. 그러나 윤 전 의원이 정몽준 신당 캠프의 핵심인 강신옥 전 의원과 마찰을 빚은 뒤 쫓겨나자 허주는 “정몽준을 내가 잘못봤다”며 마음을 거뒀다고 한다.
허주의 마음이 아직까지 이 후보를 떠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한나라당의 중진의원 몇 명은 최근 이 후보에 허주의 뜻을 전하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허주의 요구를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허주가 아무런 조건없이 이 후보를 도와준다면 모를까, 지금와서 이 후보가 어떻게 공개적으로 허주에게 사과를 하란 말이냐”며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한 핵심당직자는 “허주는 결국 우리쪽으로 오거나, 최소한 대선에서 중립을 지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허주를 지난 30년간 보좌했던 황제현 전 보좌관이 지난주 한나라당 부대변인으로 영입됐다. 당 안팎에서는 황 부대변인을 매개로 이 후보와 허주가 조만간 다시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황 부대변인은 “허주는 오래전부터 이 후보가 손을 내밀어줄 것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민국당 출신인 한승수 의원이 입당한 것도 ‘창-허주’ 화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허주는 올해 72세. 그를 잘 아는 한 측근은 “다음 정권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허주의 활동공간이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동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