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대표 이명화 | ||
사상 처음으로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여자축구대표팀의 ‘최고참’ 이명화(30·INI스틸)는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3·4위전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회상하며 소감을 토로했다.
“박은선이 퇴장당하고 40분 동안 일본을 상대하며 난 줄기차게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골만 안 먹으면 우리가 본선 간다’고 울부짖으며 뛰어다녔다. 13년 축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그라운드에서 죽어도 좋다’는 마음이었다.”
결국 한국의 본선 진출이 확정되자 이명화의 머릿속은 오히려 하얗게 변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동안 축구를 그만둘 만한 상황이 많았다.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판 덕분에 이런 영광과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 같다. 처음엔 언론에서조차 본선 진출에 대해 ‘가시밭길’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길을 지나온 소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명화는 미국 여자월드컵 진출티켓이 걸려 있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속상했던 일로 쿠엘류 남자대표팀 감독이 ‘여자팀과 숙소를 같이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파주NFC에서 쫓겨났을 때를 꼽는다.
이명화는 “지금의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가 앞으로도 계속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기자와의 ‘취중토크’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