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감독 정지영 | ||
지난 98년부터 스크린쿼터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영화감독 정지영씨(57)는 지난 1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 경제부처 관료들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정 감독은 ‘BIT협정을 맺으면 40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경제부처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40억달러 벌어들일 수 있다면 왜 OECD국가 중에서 단 한 나라도 미국과 BIT협정을 맺지 않았겠느냐”며 “미국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강요하는 속셈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우리 방송시장을 먹겠다는 게 미국의 의도”라면서 “우리 관료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의 매스미디어 시장을 장악하면 그것은 곧 우리의 이데올로기를 장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 회원 1백5개 국가가 2005년 문화협약을 맺으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스크린쿼터를 폐지해라’고 해도 한국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면 문화협약에 위반된다는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정 감독의 주장이다.
한편 정 감독은 독립운동가 김산의 일대기를 기록한 님 웨일즈의 <아리랑>을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중이다. 내년 초부터 촬영에 들어갈 계획. 주인공 김산역은 송강호가 맡기로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