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 에버랜드 CB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씨에 대한 편법 재산상속 의혹의 핵심고리였다는 것. 이재용씨(삼성전자 상무)는 삼성 계열사들이 모조리 실권하는 바람에 이 CB를 사들여 에버랜드의 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 이재현 CJ 회장 | ||
그러다 최근 이재용씨 편법재산 상속 의혹에 대한 삼성과 참여연대의 법정싸움이 본격화되면서 이 회장의 보유분이 문제가 된 것. 인수가격이 똑같다는 점에서 이 회장이나 이재용 상무 모두 헐값 인수 시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만 이재용 상무는 계열사의 실권으로, 이 회장은 계열사의 ‘매각’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된 점이 다를 뿐이다.
여기서부터 두 사람의 대응이 달라졌다. 시중의 비난 여론을 접한 이 회장은 다음날인 26일 에버랜드 보유지분 전량을 다시 CJ에게 넘긴 것. 물론 자신이 인수받은 가격 그대로인 주당 7천7백원에 넘겼다. 그러자 증권가에서 CJ와 이 회장에 대한 호평이 쏟아져 나오면 주가까지 올랐다.
메리츠증권 같은 곳에선 이 회장의 주식 반환에 대해 CJ가 “예상치 못한 평가차익 1백80여억원이 생기는데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들어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회장의 행동으로 이재용 상무의 입지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삼성에선 계열사의 실권으로 에버랜드 주식을 취득한 이 상무의 경우와 계열사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이 회장은 경우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일로 이 회장은 ‘투명경영의 옹호자’라는 호평을 받은 반면 이 상무는 편법상속 이미지만 더욱 짙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