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오 의원 | ||
‘내가 여러분에게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여러분은 매우 의아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싫어하는 5공 시절에 행정관급으로 4년 반을 청와대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4개월여 정도 정무비서관으로 근무하였기에 청와대 사정은 비교적 잘 아는 편입니다.
대통령이 말할 때마다 불안해하는 사람이 어디 한 두 사람입니까. 혹시나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지금 노 대통령이 품위를 잃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닙니까. 그래서 나는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분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윗사람에게만 책임전가해서는 안됩니다.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수석이나 보좌관에게는 바른말을 해야하지 않습니까. 그런 능력도 용기도 없다면 여러분은 왜 그 자리에 있습니까.
여러분이 지금이라도 목숨을 걸고 나라의 체통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몸을 던져 건의하고 바른 말을 해야 합니다. 정 자신이 없다면 당장 자리를 그만 두겠다는 각오로 임하십시오. 청와대 자리는 여러분이 아니라도 누군가에 의해 채워지게 되어있습니다.
역대 가장 취약한 청와대 참모들이라는 오명을 듣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관료가 아닌 현실의 각박한 현장을 누볐던 그 순수의 열정으로 세상을 보십시오.
2003. 7. 3. 국회의원 김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