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13총선 선거운동 당시 김정재 의원 모습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김재원 기자 = 올해 4.13총선시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김정재 의원이 사전에 청와대로부터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재 의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의원측은 현재 내부이견 등으로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돌아서거나 떠난 것으로 알려진다.
김 의원이 다수나 전체 의견보다는 일부 특정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다른 지지자들은 배제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김 의원측 내부사정들이 외부로 알려지고 있는데, 특히 김 의원이 사전에 청와대로부터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내용도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 연초 현기환 정무수석 만나 공천 약속 받은 것으로...
지난 1월 15일에서 16일 사이 김 의원(당시 후보)은 4.13총선의 포항남.울릉으로 출마한 상태에서 서울서 열린 신년교례회 참가 전후에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났으며 현 정무수석이 “여성우선지역으로 공천을 주겠다는 것과 이를 대통령에게도 보고할 것이니 절대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김 의원은 포항북구로 출마지를 전격 변경했는데, 얼마 안 있어 포항북구의 이병석 의원이 포스코 비리로 출마를 포기했고 포항북구는 여성우선공천 지역으로 결정돼 결국 김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은 김 의원이 사전에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내용의 ‘중앙언질’ 보도를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인터넷 상에 보도된 이 기사는 지역에서 SNS에 유포되면서 파장이 일자 1시간도 안돼 수정됐으며 문제의 ‘중앙언질’ 문구도 사라졌다.
그러나 상대 후보들이 김 의원에게 “중앙언질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반발하자 김 의원은 “기사는 사실이 아니며 오보”라고 해 기자가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됐지만, 검찰 조사과정에서 김 의원이 기자에게 중앙언질을 기사화 하도록 한 것이 드러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인해 ‘중앙언질’ 즉, 사전에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것에 대해서는 김 의원측 관계자들도 “정무수석을 만났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전했다.
검찰 조사에서 이 ‘중앙언질’ 문제는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이 김 의원에게 공천과 관련해 조언 및 상의해 준 것으로 진술서를 제출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전에도 김 의원은 현 수석을 부산에서도 만난 것으로 알려지지만,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김 의원은 언론에 허위내용을 보도하게 하고 시민들에게 사실이 아닌 내용을 알린 것이어서 정치인으로서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김 의원의 언론에 대한 말 바꾸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전 공천 약속을 의미하는 ‘중앙언질’ 관련 보도에 대해 한 시민이 페이스북에 댓글을 올린 모습
* 언론에 대한 말 바꾸기 처음 아니다
지난 2006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유세 중 테러를 당했을 때 일부 언론에 박 대통령을 간호했던 것으로 보도된 김 의원에게 일요신문은 지난 1일 질의를 했지만 자신은 간호한 적이 없다며 수년만에 보도내용을 부인해 포항시민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지난 2014년 3월 24일자 A신문을 보면, ‘지방선거 여성후보 공천빅딜설 증폭’ 제하의 기사에서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지충호의 테러로 부상을 입었을 때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을 극진히 간호하며 옆을 지킨 인물로 알려졌다”고 보도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25일자 B신문의 ‘누가 진짜 친박?... 헷갈리는 포항, 경주 유권자들’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도 김 의원은 “친박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우며 특히 박 대통령이 2006년 지방선거 지원유세시 피습당했을 때 병원에서 잠시 간호한 인연도 있어 친박임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고 보도됐다.
김 의원이 친박임은 물론, 박 대통령과도 잘 아는 진박(?)이라는 내용들이어서 상당수 지역민과 포항시민들이 그같은 보도내용을 사실로 알고 4.13총선에서 지지했지만 갑자기 “박 대통령을 간호한 적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물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나서이다. 그러나 김 의원측 관계자들은 이 부문에 대해서도 “김 의원이 대통령을 간호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 의원은 “아마도 피습장소가 지역구(당시 서울시의원 후보)여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당시 자신은 미국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당 대표를 만날 위치에도 있지 않아 오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왜 기사들이 잘못됐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같은 보도내용을 어제 처음 알았다”며 “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선거와 총선 등 2년여에 걸쳐 보도돼 포항시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내용을 정작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포항시민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 포항시장 선거에 이어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여성우선공천 받아
그렇지만 상당수 포항시민들이 김 의원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잇따라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텃밭인 포항지역은 공천이 사실상 당선이어서 유력한 후보자도 공천받기가 쉽지 않은데 “지역에서 정치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지역내 기반이 그리 탄탄한 것도 아닌데도 출마만 하면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서울에서 시의원 등을 하다 지난 2013년 포항으로 내려와 남구 총선의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으로 지역 정치활동을 시작해 일년 만인 2014년 포항시장 선거에서 여성우선지역으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는데 실제로 지역의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서울 중앙당으로 항의방문하는 등의 반발로 결국 최고위에서 탈락됐다.
이어 2년후인 올 4.13총선에서도 김 의원은 또다시 여성우선지역으로 공천을 받아 “중앙당이나 고위층에서 누군가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 주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시민들의 분석이다.
이는 김 의원이 미국유학 후 귀국해 한나라당 이성헌 전 의원 쪽에서 정치를 시작해 이성헌 라인이며 이 전 의원이 박근혜 당 대표의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대표 친박인물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박근혜 국회의원 개인사무실의 비서실장이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였다는 점, 그리고 당 대표 비서실과 국회의원 사무실이 거의 같은 식구였다는 점 등까지 생각한다면 의혹은 더 커진다.
* 포항 남구로 총선에 출마했다가 북구로 전격 바꿔
특히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남구로 출마했는데 북구의 현역의원이 출마포기 직전 갑자기 지역구를 바꿔 북구로 이동한 점은 “소신있는 정치인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 다수 시민들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13년 포항남.울릉의 총선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후 남구쪽에 수년간 공을 들여왔으며 북구로 가야한다는 일부 조언에도 불구하고 남구쪽을 고집했는데 갑자기 북구로 출마지를 옮겼다고 김 의원측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북구로 출마지를 옮겨야 한다고 당 관계자와 주위 지지자들의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반박했으며 “북구로 옮긴 후 짧은 시간에 지지율을 크게 높이는 등 주민들의 지지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고 말했다.
한편 현기환 전 수석 등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서청원 의원 지역구(화성갑)의 예비후보였던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했다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지난 7월 시민단체들로부터 고발당하는 등 불법 공천 개입 의혹을 받았으며 20대 국회 원구성 당시에는 상임위원장과 상임위 간사 임명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수차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최근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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