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 | ||
“빨간색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전부 빨갛게 보이지 않나. 내가 빨간색 안경을 썼다고 해서 나를 빨갱이로 몰 수 있나.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색안경을 끼고 주사파니 간첩이니 하면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제는 그런 색안경을 벗어 던지고 제대로 세상을 좀 보았으면 한다.”
안 의원은 자신의 ‘돌출행동’에 분명한 이유가 있는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만 해도 그렇다. 의원들이(안 의원은 이 대목에서 전부 한나라당 의원들이라고 강조했다) 면책특권을 이용해 무조건 폭로부터 하고 본다. 그런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도 싶었다. 폭로할 것이 있으면 국회 밖에서 떳떳하게 기자회견을 하지 왜 국회에서 그런 행동을 하나. 대정부 질문의 질도 떨어뜨리고 의원들의 품위에도 문제가 있다.”
안 의원에게 또 물었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겁니까.”
“아, 그거요. 내가 생각한 거죠. 요즘 텔레비전에서 이효리가 자주 나오던데 가만히 보니 빨간색 선글라스를 끼고 춤을 추더라고요. 그게 멋지게 보여서 오늘 비서를 시켜서 사오라고 한 겁니다.”
안 의원은 동료 의원들이 자신의 ‘깜짝쇼’를 보고 “잘했다”며 칭찬하더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최근 통합신당 이적에 대해서는 “정서가 비슷하니까 마음이 편하다”고 하면서도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서는 “아직 당론도 정해지지 않았고 나도 유보 상태다.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재신임 정국 때문에 여의도는 ‘너 죽고 나 살자’는 막가파식 정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대정부 질문에서도 ‘아니면 말고’식의, 당리당략만 좇는 무책임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삭막한 정국에 안 의원의 ‘퍼포먼스’가 왠지 신선하게 다가왔다.
“사진 잘 나왔죠? 허허.”
여의도에는 언제쯤 웃음꽃이 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