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오 한나라 사무총장 | ||
이재오 한나라당 사무총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기자들에게 내준 ‘수수께끼’다. 당 기자실에서는 이 중대결심이 무엇인지를 두고 갖가지 가능성이 기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먼저 가장 유력한 ‘해석’은 당내 물갈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재오 사무총장은 지난 11월15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은 내년 총선을 위해 뼈를 깎는 아픔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며 “이달 말부터는 당을 총선을 준비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는 ‘12월 물갈이 대란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기도 하다.
이 총장이 준비하는 ‘폭탄선언’에 ‘모든 의원들의 지구당위원장 사퇴’라는 초강수도 들어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하지만 현재 최 대표 ‘지지 그룹’이 세를 그리 크게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는 무리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공천 물갈이나 개헌론 같은 대변혁은 다음 달에 성급하게 뺄 카드가 아니다. 그것들은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결행해야 할 최후의 승부수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이 관계자는 이 총장의 ‘중대결심’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나 대통령 자신이 직접 연루된 비리 공개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관계자는 “중대결심이란 당내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 측근 비리나 이원호씨와 관련된 결정적이고 중대한 증거나 제보를 확보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에는 대통령 측근 비리와 관련한 각종 제보가 들어오고 있고 일부 신빙성이 있는 제보에 대해서는 실사팀을 현지에 보내 일일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해져 이 관계자의 해석이 일견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수수께끼를 낸 이재오 총장은 정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빙그레 웃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곧 깜짝 놀랄 만한 ‘이벤트’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한나라당 내에서 가장 부지런한 의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새벽마다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서울 은평구을) 곳곳을 누비며 민심을 경청한다. 그는 10월 말 사무총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에 전격 발탁되면서 아침 7시30분에 열리는 비대위 회의에 매일 참석하고 있다.
이 총장은 요즘 당내 ‘계엄사령관’으로 통한다. 당의 비상사태를 총괄하는 대외 전략을 책임지고 있어 붙여진 별명이란다. 하지만 당내 일부에서는 그의 강경 일변도 행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이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가 숙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