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정 전 해수부 장관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이어 최 전 장관은 “그 선배는 내게 ‘참담합니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시 기본으로 들어가자. 공직이란 국민을 위한 것이다. 국민의 종이지 최고 권력자의 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고 권력자의 지시이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면 공직에 나갈 자격이 없다. 왜 최고 권력자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는가. 한자리 차지하겠다는 사욕이 앞서기 때문이다”라며 “혹자는 공무원을 승진하기 위해 악마와도 손을 잡는다고 한다. 영혼이 없다고들 한다. 영혼은 없다 하더라도 법과 양심은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 전 장관은 “필자는 28년간 공무원생활하면서 상사와 많이 싸웠다. 어떤 일이든 내 생각과 일치되지 않으면 일단 토론을 했다. 상사의 지시가 부당하다면 서로 합당한 대안을 찾았다. 불법이면 한 마디로 최소한 난 감옥 가기 싫다며 하지 못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최 전 광관은 “물론 이제까지 좋은 상사를 만나 정무직까지 지냈다. 상사들은 대체로 내말은 들어주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청와대의 지시라도 실무자가 목숨 걸고 반대한다며 다른 대안을 찾아달라고 반박하여 다른 대안을 찾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 항상 사표 낼 각오를 하고 덤빈다. 그래서 후배들은 나에게 ‘싸움닭’, ‘단칼’이라는 별명도 붙여 주었다. 그 때 공직은 박봉이니 사표내고 나오면 더 많이 벌 자신은 있었다. 그리고 맞벌이하니 최소한 생계는 집사람이 책임지겠지 하는 배수진도 쳤다”고 말했다.
최 전 장관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할 때 난 싸우면서 인정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이니 민원이 많았다. 그리고 초기에는 공직에 대한 불신도 커 공직이 폐쇄적이니 이렇게 많은 민원이 정치인에게 간다고 말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민원처리는 그래도 특이했다. 일단 모든 것을 다 공개한다. 예를 들면 이 사안은 내 지역구의 잘 아는 사람의 민원임을 밝히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보탰다.
또 최 전 장관은 “그리고 대다수의 민원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참모들과 같이 이 사안을 놓고 자유롭게 토론한다. 그 때마다 나는 원래 강하게 나갔다. 목소리도 크고 직선적인 성격 때문에 늘 부딪히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내가 생각한 법과 양심에 어긋나면 내 의견을 가감없이 그대로 이야기했다. 이게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단 말씀드리는 것이 참된 공직자의 역할이요 부하직원의 도리라 믿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최 전 장관은 “노무현이 대통령되고 나도 어찌어찌하여 장관이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 여러 사안을 놓고 독대도 하고 몇 장관들과 같이 회의도 했다. 내가 옛날 스타일 그대로 나가니 노 전 대통령 한마디 했다”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너 장관되었다고 나하고 맞먹으려고 하네’라고 묻자 나는 ‘그래요 다 같은 국민의 종이고 한 끗발 차이인데 좀 맞먹으면 안 되나요?’라고 대답했다. 이런 대통령이 오늘따라 더 그립다. 그리고 엄청난 끗발 차이라는 것도 모르고 덤볐던 그 기개가 어디서 나왔을까”라고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최 전 장관은 “부질없지만 내가 지금 장관이라면 ‘대통령님 내려오십시오. 국민이 저렇게 원하는 데…’라고 말할 것이다. 참 요즘 만나지도 못한다지. 그렇다면 나도 국무위원으로 더 이상 이런 대통령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며 사표 던지고 나올 것이다”고 보탰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