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신문] 하호선 기자 = 한국 경마 최초로 외국인 감독시대를 연 울즐리 조교사(53, 사진)가 데뷔 9년 만에 40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11월 18일(금)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고중환)에서 열린 제10경주에서 ‘스마트밸러’로 398승을 거둔 울즐리 조교사는 정확히 한 주 뒤인 지난 25일 제6경주에서 ‘펄린’으로 399승을 달성하면서 400승의 코앞까지 다가섰다.
지난 2008년 국내무대에 데뷔한 울즐리 조교사는, 매년 스스로의 출전횟수와 우승 횟수를 갈아치우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13년부터는 부경경마의 터줏대감인 김영관 조교사를 뒤잇는 부경의 대표 조교사로 자리를 잡았다.
2014년에는 한 해에만 개인 통산 최다승인 65승을 기록하며 부경경마의 터줏대감인 김영관 조교사(2014년 405회 출전, 96승 달성, 승률 23.7%)를 바짝 쫓았다.
총 출전횟수가 255회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승률(25.5%)로만 따지면 부경 경마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2015년에도 총 266회 출전해 59승을 달성한 울즐리 조교사는 명실상부 부경의 대표 조교사다.
올 한해에는 지금까지 291회를 경주마를 출전시켜 59승을 달성한 상태로, 연말까지는 연 60승, 개인통산 400승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울즐리 조교사도 처음부터 승승장구했던 건 아니다. 지난 2008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해도 높은 언어장벽과 원활하지 못한 경주마 수급으로 하위권 신세를 면치 못했다.
1985년 조교사로 데뷔, 호주, 중국, 두바이에서의 3번의 대상경주 우승과 8번의 특별경주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국내무대에 데뷔한 울즐리 조교사에게는 힘든 시간이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꾸준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진기술과 장비를 활용하고, 파격적인 용병술을 선보이며 국내무대에 적응해 온 울즐리 조교사는 명실상부 ‘부경경마의 히딩크’ 같은 존재다.
그는 국내에선 교과서처럼 여겨졌던 4~5주간의 경주마 출전주기를 따르지 않고, 경주마의 컨디션에 맞게 출전주기를 조정함으로써 특유의 높은 승률을 유지한다.
“틀에 박힌 사고에 안주한다면 발전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는 울즐리 조교사는 한국경마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창조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마는 스포츠다. 경주 성적은 경주마의 능력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기수, 조교사, 관리사 등 마방직원들이 만드는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결정된다.
한국 경마에 자신만의 창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울즐리 조교사. 그의 손에서 펼쳐질 한국경마 국제화의 마법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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