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시현과 그의 코치이자 캐디였던 정해심 프로(오른쪽). | ||
안시현은 기자에게 “귀국하자마자 패션쇼에 참가하느라 제대로 쉬질 못했다”면서 피곤함을 호소했고 유독 정 코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다 안시현은 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16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정 코치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안시현은 “미국 무대에서 특별히 마찰은 없었다”면서 좋은 분위기에서 헤어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7일 정 코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시현이와 마찰이 잦았다”고 상반된 입장을 밝혀 당분간 안시현과 스승 정 코치와의 ‘진실 게임’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다음은 정 코치와의 일문일답이다.
─언제 귀국했나.
▲약 한 달 전쯤 됐다.
─귀국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는데.
▲좋은 일이 아니라서 당분간 숨기고 싶었다. 이번에 시현이가 귀국한 뒤 제대로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시현이가 먼저 결별을 선언해 버려 다소 당황스럽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 동안 안시현을 만난 적이 없나.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골프장에서 만났는데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나가더라. 정말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게 된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
▲난 누구보다 시현이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시현이는 골프와 사생활을 같이 즐기고 싶어한다. 자연히 ‘하지 말라’는 얘기가 자주 나왔고 그럴 때마다 시현이는 반발을 했다. 급기야 한달 전 나비스코챔피언십대회가 끝난 직후 시현이가 나한테 ‘자꾸 그런 잔소리 하려면 한국으로 돌아가시라’고 말하더라. 더 이상 참기가 힘들어 귀국했다.
─돈 문제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던데.
▲난 시현이와 정식으로 계약서도 쓰지 않았다. 단 시현이가 벌어들이는 돈 중 30%를 지급받기로 했다.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운 시현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와 숙식을 해결해주고 운동을 가르친 대가를 고려할 때 이 정도는 큰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출국 전까지 안시현을 만날 계획이 있나.
▲골프장에서 안시현의 아버지를 만났다. 대회 끝나고 시현이와 같이 만나자고 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난 시현이한테 감정이 없다. 왜냐하면 그 애는 아직 어리다. 문제는 주위 사람이다. 골프 좀 한다고 해서 대선수가 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이렇게 난리를 치니 선수가 정작 골프에만 집중할 수가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안시현에게 한마디 한다면.
▲시현이랑 헤어졌다고 해서 ‘내 새끼’가 ‘다른 새끼’ 되는 게 아니다.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목숨 걸고 골프를 쳐서 날 바보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시현이가 골퍼로 성공하는 게 내가 바보 되는 길이다. 제발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