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는 인문대학 한문학과 최석기 교수와 제자들이 ‘19세기 경상우도 학자들’(상, 중, 하) 3권의 책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다. <사진>
19세기 경상우도 지역 학자들의 전기 자료를 집성, 번역해 출간한 이 책은 19세기 초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경상우도 지역에서 활동한 학자 150명의 생애와 학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수록돼 있다.
최석기 교수는 지난 2011년 경상대 남명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던 중 한국고전번역원 거점연구소 협동번역사업에 선정되어 경상우도 지역을 대표하는 학자들의 문집을 번역ㆍ출간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차세대 한문 전문번역가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전강독클러스터’를 운영해 왔는데, 이번 번역 작업에 참여한 여타 역자들은 모두 경상대 한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거나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전문번역가를 꿈꾸는 그의 제자들이다.
이들은 2011년부터 매주 1회씩 모여 번역 자료를 강독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 2012년 말에 ‘19세기 경상우도 학자들 上’(보고사, 42인)을 출간을 시작으로 2014년 中, 이번에 下 출간으로 6년 만에 대장정을 일단락지었다.
그 과정에서 남명 조식의 문인 59인의 전기 자료를 선별하여 ‘남명 조식의 문인들’(보고사, 2012)을 출간하기도 했다.
경상우도 지역은 남명학파의 본거지로서 17세기 중반까지 그 학맥을 유지했으나, 인조반정 이후 약 2세기 동안 남명학파 인물들이 정치적으로 몰락함으로써 학파가 와해됐고 학문적으로도 침체기를 겪었다.
그런데 19세기 후반 들어 퇴계학파 한주(寒洲) 이진상(李震相)의 문하에 한주학단(寒洲學團)이 형성되어 면우(俛宇) 곽종석(郭鍾錫) 등과 같은 걸출한 학자들이 배출됐고, 기호지역 성호(星湖) 이익(李瀷)의 학통을 계승한 성재(性齋) 허전(許傳)이 김해부사로 내려오자 이 지역의 학자들이 대거 그의 문하에 나아가 성재학단(性齋學團)을 형성하고 만성(晩醒) 박치복(朴致馥) 등 걸출한 학자들이 나왔다.
그리고 노론계 학자들은 전라도 장성 출신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의 문하에서 수학하여 월고(月皐) 조성가(趙性家), 노백헌(老柏軒), 정재규(鄭載圭)와 같은 뛰어난 인재를 배출했다.
이들은 당색을 초월해 경상우도 지역에 뿌리 깊이 전해진 남명사상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학설을 전개했고, 이 시기 경상우도 지역은 매우 역동적이면서도 다양한 사상이 융합하고 통섭하는 학문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동안 19세기 경상우도 지역에서 일었던 전대미문의 이런 활발한 학술활동이나 이들 학자에 대한 연구는 미약했다.
경상대 남명학연구소에서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전부터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우리 지역의 학자들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는데, 이번 3권의 책에 수록된 150명의 전기 자료는 향후 이들 학자 및 경상우도 지역의 학문을 연구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석기 교수와 함께 이번 번역 작업에 참여한 역자는 강지옥, 강현진, 공광성, 구경아, 구진성, 권난희, 김성희, 김현진 씨 등 8명이다.
최석기 교수는 “이 책에 수록된 150명의 인물은 경상우도 지성사를 대표하는 학자들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은 이들 인물에 대한 개별 연구뿐만 아니라 지방문화를 창달하고 지방학을 연구하는 데에도 그 활용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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