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 경선 이후에도 이명박 후보는 지지율 50%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왼쪽). 정동영 후보가 손학규·이해찬 후보의 표를 흡수하면서 지지율 20%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각종 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나타나는 주요 흐름은 우선 신당 경선에서 승리한 정동영 후보가 손학규 전 경기 지사, 이해찬 전 총리 등 다른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을 흡수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 20%에 가까운 지지율로 껑충 뛰었다는 사실이다. 범여권 단일화 후보로서도 압도적인 1위로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을 따라잡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점도 큰 특징이다. 그런가 하면 장외의 다크호스라 할 수 있는 문국현 전 사장은 창당 선언 이후 지지율이 오르고는 있으나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서도 신당의 정 후보에게 한참 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라면 신당의 정 후보가 호남에서만은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로 정 후보가 범여권의 전통 표밭인 호남을 기반으로 기치를 세운 후 범여권후보 단일화를 통해 세력을 늘려 이명박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론사들은 범여권 단일화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각종 변수를 감안한 대선후보들의 가상 대결 결과도 내놓고 있다. 아직은 한나라당 이 후보의 일방적인 리드이기는 하지만 지지율 차이는 좁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온다. 각 언론사 및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와 그 해석을 따라가 봤다.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일에 실시한 15차 대선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55.8%, 신당 정동영 후보의 15.5%의 지지율을 얻었다. 신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이 됐지만 아직은 한나라당 이 후보에게 한참 밀리고 있는 것이다. 문국현 전 사장은 6.8%, 이인제 후보 5.1%, 권영길 후보 2.5%의 지지율을 각각 보였다.
이 조사 결과는 이 후보와 정 후보 모두 지난 6일에 있었던 14차 대선여론조사보다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14차 조사에서 이 후보는 53.3%, 정 후보는 10.5%를 기록했었다. <동아일보>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 원인을 신당 경선 후 손학규 전 지사의 지지층 일부가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문 전 사장의 지지율은 6일 조사(5.5%)와 비교할 때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고,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이 6일 조사(1.5%)보다 상당히 상승한 것은 민주당 경선 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동아일보>는 정 후보, 문 전 사장, 이인제 후보의 선호도 합계가 총 27.4%로 지난 6일 조사에서 손 전 지사, 이 전 총리, 정 후보의 선호도를 모두 합친 26.0%와 별 차이가 없다고 풀이해 단일화 효과에 의구심을 표했다. 또한 대통합민주신당의 지지율이 14.4%를 얻는 데 그쳤다며 지난 조사(15.4%)와 비슷한 수준의 지지율을 보인 것이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 경선 과정에서 동원선거 의혹 등으로 경선 효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한겨레>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가 지난 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이 후보는 54.2%, 신당의 정 후보는 19.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동아일보> 조사와 비교할 때 이 후보의 지지율은 낮고 정 후보의 지지율은 높다. <한겨레>가 실시한 지난 10일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8.0%의 지지율을 얻었고 정 후보가 11.4%의 지지율을 기록했었다. 신당 경선 이후 이 후보의 지지율은 3.8%P 하락했고 정 후보는 7.6%P 상승한 것이다.
다른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이 조사에서 범여권 단일화 후보로서의 지지율은 역시 정 후보가 47.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문 전 사장 15.4%, 이인제 후보 13.9% 순이다.
지지율이 가장 높은 신당 정 후보로 단일화가 이루어져 대선에서 3자 대결을 벌였을 경우 이 후보 58.0%, 정 후보 26.1%, 민노당 권영길 후보 5.8%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한겨레>는 이 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있다’고 밝힌 872명의 조사 인원 중 41.9%가 ‘지지후보가 바뀔 수도 있다’고 답해 앞으로 대선구도에 변수가 얼마든지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3%P)
지난 16일 <조선일보>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신당의 정 후보가 경선의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선 9월 26일 갤럽에서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7%에 불과했지만 신당 경선이 끝난 직후인 이번 조사에서는 정 후보는 지지율이 9.2%p가량 상승해 16.2%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갤럽조사 실시 이래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손학규 전 지사, 이해찬 전 총리의 지지층을 거의 흡수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에서 보여줬던 지지율 54.1%보다 1.4%p가량 상승한 55.5%의 지지율을 보여주며 대선후보 중 압도적인 1위를 지켰다. 그 뒤를 이어 정 후보 16.2%, 문국현 전 사장 5.3%의 지지율을 보였고 이인제 후보와 권영길 후보가 각각 3.0%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범여권의 어떤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이 후보에게 아직까지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 후보와 이 후보의 가상대결 조사 결과 신당의 정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한나라당 이 후보가 61.7%, 정 후보 23%, 권 후보 8.8%로 나타났고 문국현 전 사장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에는 이 후보 63.9%, 문 전 사장 16.4%, 권 후보 12.2%의 지지율을 보였다.
<문화일보>&디오피니언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0%)
<문화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15일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역시 한나라당 이 후보는 56.2%의 지지율을 보여 1위를 고수했다. 신당 정 후보는 15.7%로 이전 조사에 비해 6.3%가량 지지율이 올랐다. 갤럽 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치다. 이어 민노당의 권 후보 5.2%, 문 전 사장 4.9%, 민주당 이 후보 4.4%의 지지율을 보였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는 신당 정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범여권이 통합해 단일후보를 낸다면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50%가 정 후보를 택했다. 그 뒤를 민주당 이 후보(17.2%), 문 전 사장(11.9%)이 이었다. 손학규 전 지사를 지지했던 응답자 중 43.2%가, 이해찬 전 총리 지지층의 33.2%가 각각 정 후보를 범여권 단일후보로 선택했다. 정 후보는 이들의 지지율을 흡수하는 데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신당과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범여권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후보 경쟁력 조사에서도 정 후보가 65.7%의 지지율로 나머지 두 후보에 크게 앞섰다. 이인제 후보는 18.2%를 얻어 10.2%에 그친 문 전 사장을 제쳤다.
호남지역에서 정 후보가 67.8%의 지지율을 얻어 이명박 후보에게 크게 앞섰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한국일보>가 지난 16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대선후보 전화여론조사 결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나라당 이 후보가 49.1%를 기록했고, 신당 정 후보는 16.6%로 나타나 지난 6일 실시된 같은 조사(8.8%)보다 7.8%p 올랐다. 문 전 사장은 7.7%로 6일 조사(4.3%)에 비해 올랐고, 권영길(3.8%), 이인제(3.7%)가 뒤를 이었다.
범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선 정 후보(39.7%)가 2위인 문 전 사장(14.7%)을 두 배 이상의 격차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민주당 이 후보(13.5%)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1.9%) 순이었다.
소득별로 본 지지율에서 한나라당 이 후보는 지역·성·연령·직업·교육수준별로 50% 안팎의 고른 지지를 보였다. 지역별로 호남(18.5%) 강원 제주(30.4%)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지지도가 50%를 넘었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기반인 대구 경북(67.1%) 경남 (57.7%) 지지도가 특히 높았다. 가구소득별로는 ‘경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월 300만~400만 원, 401만 원 이상 고소득자들이 각각 58.5%, 57.4%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월 100만 원 이하 저소득층은 42.8%였다. 연령별로는 50대 지지자(54.2%)가 많았다. 이 후보는 범여권 선호 유권자들로부터도 10~20%의 지지를 받았다.
다크호스인 문 전 사장은 지지율이 7.7%였는데 호남(13%)과 서울(10.3%), 학생(14%), 자영업(11.9%) 유권자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리얼미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8%)
신당 정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지난 15일 리얼미터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직후 실시했던 여론조사다. 리얼미터의 대선후보선호도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는 20.2%의 지지율을 보였다. 모든 여론조사를 통틀어 정 후보가 기대수치랄 수 있는 20%대에 진입한 것은 리얼미터 여론조사가 최초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도 손학규 전 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의 지지표를 정 후보가 가장 많이 흡수하긴 했으나 다른 여러 후보들에게 나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직전 있었던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명박 50.5%, 정동영 16.8%, 손학규 6.6%, 문국현 6.2%, 이해찬 4.0%, 권영길 2.0%, 이인제 0.8%의 지지율을 보였다. 신당의 경선 직후인 15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명박 51.9%, 정동영 20.2%, 문국현 8.7%, 권영길 3.6%, 이인제 3.3%의 지지율을 보였다. 정 후보는 손 전 지사, 이 전 총리의 지지율의 합 10.6%p 가운데 3.4%p만 흡수한 셈이다.
한편 리얼미터에서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이 후보는 50.3%의 지지율을 보여 지난 조사보다 0.2%가량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신당 정 후보도 지지율이 다소 하락해 17.2%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 조사에서 가장 많은 상승세를 보인 주자는 문 전 사장(11.8%)으로 문 전 사장은 이 조사에서 최초로 10%대에 진입했다. 다음으로 이인제 7.2%, 권영길 2.9%의 지지율을 보였다.
<중앙일보>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0%)
지난 16일 <중앙일보>가 실시한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이 후보가 46.8%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비슷한 날짜에 실시한 타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보여줬던 이 후보의 지지율 중 가장 낮은 수치이며 이 후보가 유일하게 눈에 띄는 지지율 하락을 보여준 여론조사이기도 하다. <중앙일보>에서 지난 8일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50.7%로 3.9%p가량 하락한 것이다.
한편 신당 정 후보는 14.8%로 나타나 지난 8일 여론조사보다 6.8%p 높아졌다. 지난 8일 조사에서 정 후보는 7.6%, 손 전 지사는 3.2%, 이 전 총리는 3.4%의 지지율을 보였다. 정 후보의 지지율은 나머지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수치(6.6%)보다 0.2%p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이 조사에서 문국현 6.4%, 이인제 3.4%, 권영길 2.7%의 지지율을 보였다.
<중앙일보>는 이 후보와 범여권의 특정 후보를 거론하지 않고 ‘단일화 후보’라는 항목으로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는데 ‘이 후보’와 단일화된 ‘범여권 후보’가 맞대결을 펼칠 경우에 이 후보는 49.7%, 범여권 후보는 33.5%의 지지율을 보였다. 비록 이 후보에게 뒤지는 수치이긴 하지만 다른 언론사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달리 이 후보의 압도적인 우세는 아닌 것이 눈에 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