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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재 전 비서관의 2차 구속영장 사본. | ||
<일요신문>이 입수한 2차 구속영장은 A4용지 42장 분량으로 범죄사실 부분은 5장으로 요약돼 있고 나머지는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와 새로운 범죄 혐의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구속영장에는 정 전 비서관이 2005년 11월 평소 알고 지내던 정 모 씨에게서 서울 종로구 옥인동 아파트 전세금 명목으로 8000만 원과 2000만 원씩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억 원을 받은 새로운 혐의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검찰은 또 세무조사 무마 로비 주선 대가로 정 전 비서관이 김 씨에게서 2000만 원을 받았다는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이 증거를 조작하려 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영장에 따르면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31일 부산 사상구 학장동 자신의 자택에서 김 씨에게서 1000만 원을 받은 혐의 내용을 1차 구속영장에 기재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지난달 20일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김 씨가 그날 집에 온 것은 맞지만 당시 등산을 함께 다녀온 지인들과 가족 등 다른 사람도 많았기 때문에 검은 돈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당시 집에 있었다는 지인들의 공증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결국 1차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검찰은 철저한 보강 수사 과정를 통해 정 전 비서관 지인들의 공증 진술서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 씨와 정 전 비서관이 차명 휴대전화로 30차례 이상 집중적으로 통화하면서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을 공개하면서 증거 조작과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검찰이 노 대통령 핵심 측근인 정윤재 사건을 ‘권력형 비리’로 규정했다는 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피의자(정 전 비서관)가 사실상의 권력을 이용하여 국세청의 세정을 무력화시킨 권력형 비리”라고 규정하면서 “‘피의자가 얼마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피의자의 청탁행위로 정상적인 국가 작용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적시했다. 살아 있는 권력을 대상으로 정면 승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검찰이 구속영장에는 열거하지 않았지만 보강 수사 과정에서 또다른 권력 실세가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게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게 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이 구속된 직후 전군표 국세청장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불거지는 등 석연찮은 구석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