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공연 포스터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문화로 시민을 행복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대전 예술의 전당은 2003년 개관이래 중부권 최대의 공연장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개관 당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무대 시설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건축 미학과 함께 수용인원 1,546석의 객석과 300여명이 동시출연 가능한 무대, 120여명의 오케스트라단원을 수용할 수 있는 피트를 가진 대규모 공연장을 가진 대전예술의 전당은 그랜드 오페라, 발레, 뮤지컬등의 전문공연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대전의 대표적인 종합문화예술 공간의 자리를 우지하고 있다.
예술의 전당 주 공연장인 아트홀은 음향과 시설 모두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데, 특히 공연자의 발끝까지 볼 수 있도록 최대 5.7도까지 기울어지는 경사무대 시스템등이 큰 특징이며, 주무대와 같은 크기의 좌, 우, 후(회전무대기능 보유)의 십자형 무대구조는 4막공연을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다.
대전 예술의 전당의 2016년 공연 성과와 남은 공연 등을 송현석 홍보교육팀장의 도움으로 정리해 본다.
- 계몽시대 오케스트라로 오픈
올해 대전 예술의 전당 첫 공연은 오케스트라 연주였다. 올해 초청한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단은 모두 4개 단체였는데, 바로 2월 28일 일요일에 열렸던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와 이안 보스트리지의 연주로 2016 그랜드시즌을 오픈했다.
올해 초청된 4개의 오케스트라는 시즌 오픈을 한 계몽시대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6.26),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9.9) 그리고 마지막으로 톤 쿠프만이 이끄는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9.29)였다.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함께할 솔리스트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솔리스트는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는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런 목소리로 텔레만과 헨델을 탁월하게 연주했다.
원전악기 연주가 전해주는 고급스런 우아함도 관객에게 행복을 선사했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첫 내한연주라는 점과 협연을 한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때문에 시즌 오픈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는 자신의 최고 레퍼토리였던 그리그 피아노협주곡을 유투브에서 보여줬던 대로 열정적으로 연주했고, 루체른 심포니는 스위스 오케스트라답게 매우 정교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반면에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기대만큼 뛰어나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아무리 명성있는 오케스트라라 하더라도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 연주력이 많이 달라진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씨의 영감어린 차이코프스키를 들을 수 있었는데 잘디잔 트레몰로로 유명한 타레가의 기타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앙콜로 연주해 모든이에게 감탄과 함께 즐거움을 선사했다.
톤 쿠프만이 이끄는 암스테르담 바로크오케스트라는 익히 아는 바흐의 작품들을 당시의 악기들로 감상할 수 있는 접하기 쉽지 않은 기회를 선사했으며 동시에 왜 콘서트 전용 홀이 필요한지를 절실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로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 포스터
- 정경화, 마티아스 괴르네 등 열연
주요 음악공연으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선생의 리사이틀과 임동혁, 조진주, 이상 엔더스로 이어지는 바흐시리즈가 있었고, 글렌 굴드를 연상시키는 피아니스트 다비드 프레이와 이 시대 최고의 슈베르트 가수 마티아스 괴르네의 ‘겨울나그네’ 연주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 밖에 4월에 있었던 리베라 소년 합창단 공연은 전석 매진을 이루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고 미국의 바이올리니스트 맥더피는 필립 글래스의 사계를 연주하며 그동안 비발디의 사계만 알고 있었던 관객들에게 새로운 사계를 들려줬다.
아이들을 위한 음악공연도 새롭게 선보였다. 캐나다에서 날아온 넌버벌 음악극 ‘바이올린 할머니’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또 하나 새롭게 만들어 선보인 인형극 오페라 ‘요술피리’가 아이들은 물론 부모님들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 괴물 박소담의 연기력 확인
연극은 총 6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첫 스타트는 ‘렛미인’이었는데. 제작 초부터 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연극이라는 점에서 세인의 이목을 받았던 작품으로 서울 예술의전당에 이어 바로 대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라 뜨거운 열기를 대전 시민에게 전달했다.
충무로 괴물 신인으로 불리는 박소담씨의 연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으며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연출과 세련된 무대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5월 무대에 오른 이중섭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은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했던 이중섭 화백의 삶을 통해 가족애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자체제작 연극 ‘오셀로’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극으로 배우 이필모 씨의 무게감있는 명품 연기가 돋보인 무대였다.
특히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옮겨와 작품의 이해도를 높였으며 몰입감있는 무대가 백미였다.
10월 말 무대에 올랐던 제작음악극 ‘솔랑시울길’은 우리 대전의 한 장소를 소재로 만든 극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갖게 했던 작품이었다.
도시재생의 색다른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과 음악이 극의 배경과 중심을 드나들며 주도했다는 점, 그리고 영상을 접목시킨 무대의 색다름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으로 다가갔다는 평을 들었다.
작년에 무대화한 후 각종 연극상을 수상하며 대전예당의 위상을 높였던 ‘백석우화’를 앙코르 무대로 다시 초청해 또 한번 감동의 무대를 대전시민에게 제공했다.
연극-길 떠나는 가족
- 프렐조카쥬 ‘스노우 화이트’ 최고의 무대
무대 무용 분야에서는 총 5개의 굵직한 무대를 마련했다.
5월에 무대에 올랐던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과 8월에 무대에 오른 서울발레시어터의 ‘한 여름밤의 꿈’은 가족단위로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컨셉의 공연이었다.
10월에 선보인 국립무용단의 ‘묵향’은 우리춤의 화려함이 정구호 연출의 돋보이는 미술적 감각과 어울려 최고의 무대로 진화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6월 무대에 올랐던 프렐조카쥬의 ‘스노우화이트’ 역시 최고의 연출과 의상 그리고 파격적 해석이 어우러진 올해 최고의 무대였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다만, 무용 애호가층이 옅은 현실로 인해 좋은 공연이 보다 많은 관객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 맘마미아, 아바 음악의 힘 확인
뮤지컬은 올해 총 3작품을 마련했다. 배우 황정민씨가 연출하고 직접 출연했던 ‘오케피’는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화가 고흐의 삶을 주제로 만든 ‘빈센트 반 고흐’는 화려한 영상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건넸다.
특히 고흐의 작품들을 극의 흐름과 함께 영상으로 처리하는 영리한 연출로 인해 뮤지컬 감상은 물론 미술관에 들른 느낌까지 받을 수 있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8월말에 있었던 ‘맘마미아’는 늘 그랬듯이 관객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6일간의 공연 모두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ABBA’의 음악이 갖는 대중적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적 코드가 어떤 것인지 또한번 느끼게 해주는 공연이었다.
올해 제작한 오페라 ‘오텔로’는 작년 여름 작품을 선정한 후 실로 1년 넘게 진행해온 거작이었다. 호세 쿠라, 플라시도 도밍고 등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캐스팅 선상에 올려놓고 끝까지 실랑이를 할 만큼 최고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외국 연주자들의 섭외는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고성현, 우주호, 루디박, 김재형 등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걸출한 활약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성악가들을 캐스팅했으며, 그에 걸맞는 무대와 의상으로 최근 5년 이래 최고의 무대였다는 평을 얻었다.
무엇보다 오페라라는 종합예술이 지니는 예술적 총화를 그동안 꾸준히 감당해온 대전예술의전당의 역량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가슴 뿌듯한 공연이었다.
- 고민의 산물 오케스트라 컬렉션
대전 예술의 전당이 지난해 말 2016년 전체 공연을 프로그래밍하면서 제일 먼저 염두에 두었던 것은 공연의 내용과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어울리는 공연끼리 그루핑하는 것이었다.
그런 고민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오케스트라 컬렉션, 컬쳐리더 시리즈, 바흐 무반주 시리즈, 가족을 위한 공연, 매니아 베스트, 예술가 시리즈, 대전예당 제작시리즈였다.
이 외에도 수년간 지속해온 아침을 여는 클래식과 인문학 콘서트, 그리고 윈터페스티벌과 스프링페스티벌, 실내악축제, 빛깔있는 여름축제, SNAC(Summer New Artists Concert), 바로크음악축제 등도 그 내용을 충실히 채우려 노력했다.
특히 윈터페스티벌은 아마추어 공연예술인들에게 최고의 무대경험을 준다는 취지에 보다 부합하고자 단체들의 연합무대를 유도했고 이에 기꺼이 응해준 단체들의 협조로 예년보다도 훨씬 많은 아마추어 단체들이 최고의 무대위에서 그동안 다져온 실력을 펼쳐보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스윙글즈
- 송년 레퍼토리는 베토벤의 합창 공연
예술의 대미는 항상 연말에 몰려 있는 경향이 있는데 대전 예술의 전당도 예외는 아니어서 30일 까지 굵직한 공연들이 이어진다.
올해 대전예당 마지막 무대는 30일 연극인 손숙씨의 미루어진 약속인 마티네 연극 ‘여자를 만나다 3’이 장식한다.
이 작품은 15년만에 다시 선보이는 것으로 배우 손숙의 아름다움과 모든 기량을 볼수 있는 완성도 높은 1인극으로 모는 아내와 어머니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28일과 29일 공연되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송년 음악회 환희의 송가는 연말 클래식 공연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베토벤 합창교향곡 이다.
바그너가 1846년 연말 자선음악회에서 지휘한 이후 송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가 된 합창은 가사에 담고 있는 자선과 박애정신의 인간애 때문에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제임스 저드의 지휘하에 소프라노 석현수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서필 베이스 이승왕이 출연한다.
유럽 최고의 재즈 싱어 나윤선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27일 대전예당 아트홀에서 열린다.
프랑스 프몽드지가 ‘도저히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극찬을 한 나윤선은 연간 100회 이상의 세계 공연을 펼치는 보컬리스트로 전 세계에 재즈와 우리 음악을 자신의 색깔로 알리고 있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파리에서 처음 공연된 이래 한국 라이선스 공연에서 10만명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하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22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매일 공연되는데 흥행의 주역들이 대전을 찾아 감동을 다시 선사할 예정이다.
14~17일까지는 대전시립무용단의 ‘춤으로 그리는 동화’가 무대를 장식하며, 16일에는 정은혜무용단의 ‘봄, 춤의대지’ 공연이, 17일에는 솔리스트 디바의 ‘겨울연가’가 관객을 부르고 있다.
- 성원해준 관객에 감사
그 어느해보다 뜨거웠고 또한 미증유의 국정혼란으로 어지럽기만한 병신년이 저물고 있고, 즐거울 일 별로 없었던 2016년이지만 대전예술의전당으로서는 개관이래 처음으로 1년 전체 공연을 미리 준비해놓고 야심차게 출발한 해였다.
그렇게 대대적인 홍보와 커다란 희망, 포부로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지나오며 깨닫게 된 일정상의 공연 배치 문제, 예산대비 성과가 미흡했던 공연들, 새로운 팀정비를 지나오며 겪었던 잠시 동안의 혼란 등으로 완벽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를 통해 깨닫게 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한다면 내년에는 보다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술의 전당 관계자는 “올 한해 성원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리며, 저희 대전예술의 전당은 여러분께 즐거움과 희망, 그리고 위로와 힘이 될 공연들로 새롭게 프로그래밍 하여 2017년을 맞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myouk@ilyods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