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지난 20일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주영 현대창업자의 호를 딴 ‘아산’이라는 이름으로 건설사업을 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물론 사업주체는 현대아산.
김 사장은 구체적으로 검토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토를 달긴 했지만 “정주영 명예회장의 혼이 담긴 아산이라는 브랜드로 삼성의 타워팰리스에 버금가는 최고급 아파트를 짓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대북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은 이미 3년 전 정관에 ‘건설업’을 추가했기에 건설업 진출에 하자는 없다.
문제는 부지확보와 자금확보 등 실현 가능성이다. 현대아산쪽에서도 아파트 건설과 관련 구체적 검토가 없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재계에선 김 부회장이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김 부회장은 지난 연말부터 일선 퇴진설이 나돌았던 데다 지난 3월 이사회에서 현대아산의 대표이사에 윤만준 사장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김윤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자 일선 경영에서 한발 더 멀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2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김 부회장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둔 듯 “일부 언론 등 주위에서 자꾸 날더러 하산하라고 한다”, “부회장으로 승진했는데 도리어 괜찮은 거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는 등의 ‘농담’을 참석자들에게 건넸다. 그는 “16년간 대북사업의 산을 오르기 위해 애썼지만 이제 겨우 산자락에 다다랐다”며 아직도 하고 싶고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의 의욕적인 ‘발언’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