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 내가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뿐”
이번 공모전은 아동학대 예방 및 학대 피해 조기 발견,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학부모의 인식 개선 및 올바른 자녀양육에 대한 교육 지원과 자녀 양육 우수사례 발굴 및 보급을 통한 학부모님들의 정보 공유 활동 전개를 위해 실시됐다.
올바른 부모 역할 수행을 통한 성공적인 자녀 양육 사례 부문에 응모한 윤민수씨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사랑 뿐“이라며 ”사랑을 먹고 자라난 아이들이 사회를 밝고 투명하게 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여러 학부모님과 나누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
내가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뿐”
이 세상에는 저보다 돈이 많은 사람, 저보다 똑똑한 사람, 저보다 훌륭한 사람, 저보다 잘생긴 사람, 저보다 집안이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느 봄날 저에게 찾아온 하늘이 주신 선물인 저의 두 아이에게 가끔 부모로서 과연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생각을 해 봅니다. 때론 이건희 회장님과 같이 많은 돈을 줄 수 없어 미안하고, 때론 아인슈타인과 같은 뛰어난 머리를 줄 수 없어 속상하고, 때론 장동건 씨와 같은 빛나는 얼굴을 물려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분들 보다도 제가 아이들에게 잘 해 줄 수 있는 것이 하나 있기에 저는 오늘도 아이들을 생각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랑’입니다.
아이들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저는 아이들과 많은 소통을 하였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가면 아내의 뱃속에 대고 많은 책을 읽어 주었고, 또 아내의 배를 만지며 아이들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하며 많은 교감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태어날 때 분만실에 들어가 제가 직접 탯줄을 잘랐는데 첫울음을 터뜨리는 아이의 귀에 대고 “아빠다~”하니 정말 놀랍게도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저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것 같았는데 그 때 그 순간이 아직도 저의 기억에 생생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저의 소중한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갓난아기 때부터 여섯 살 까지 제가 직접 목욕을 시켜 주었습니다. 함께 옷을 벗고 목욕을 하다 보면 정말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의 표정에 저도 힘든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항상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듯이 저희 아이들도 어렸을 적에 아토피가 심했었습니다. 밤에 자면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아내는 귀찮고 힘들 수도 있었겠지만 항상 일회용이 아닌 유기농 식단을 직접 짜서 아이들에게 해 먹였고, 아침이면 정성스럽게 풍욕도 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회사에서 회식을 하고 늦게 왔을 때도 아이들이 견디기 힘들어 하면 늦은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목욕탕에 가서 7온 8냉으로 일곱 번 따뜻한 물, 여덟 번 찬 물을 번갈아 가며 두 번씩 냉온욕을 해 주었는데, 처음에 찬물에 들어가는 것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놀이로 하다 보면 어느 새 자연스럽게 냉온탕을 왔다 갔다 하게 되었으며 그렇게 하다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이 간지럼없이 깊게 잠을 자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아이들은 아토피에서 완전히 벗어나 지금은 마음껏 본인이 원하는 것을 먹을 수 있게 되어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인 저희들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아프면 제가 저의 어머니에게 물려받았던 것처럼 정성스럽게 밤새 “아빠 손이 약손이다.”하며 배를 만져 주었고 그러면 아이들이 빨리 낫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어제도 큰 아이가 목감기가 걸려 계속 잠자리에서 기침을 심하게 했는데 잠을 자면서 계속 저의 따스한 손으로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이불을 차면 덮어주고 하였는데 전날 저녁보다 많이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또 아이들이 신종플루가 걸려 학교를 가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신종플루는 상당히 심각한 병이라 자칫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저에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저는 직장에 휴가를 내고 제 방에 들어가 아내는 가까이 못 오게 하고 3일동안 아이들로부터 신종플루를 걸려도 좋다는 마음으로 극진하게 간호를 하며 한 방에서 함께 하였습니다. 4일차에 아이들이 신종플루를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방 밖을 나갈 때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역시 자식은 정성으로 키운다는 것을 한번 더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커 가면서 저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퇴근해서 바로 집에 가 아이들과 놀아 주고, 아이들에게 버스타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함께 버스타는 체험도 하고 아이들의 친구들과 야구, 축구, 농구 시합도 하고 배드민턴도 함께 하고, 아이들과 많은 곳을 여행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였습니다.
어느 새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되었고, 둘째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 공부하는 법, 유엔미래보고서, 폭풍의 언덕, 논어, 격몽요결, 돈키호테 등을 함께 배우고 토론하면서 아이들의 사고와 글 솜씨가 날로 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론 동물농장의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직접 지어 보라고 하면 정말 기발한 생각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오히려 제가 배울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함께 장애인 시설에 봉사활동을 갔는데 그 곳에서 열심히 진지하게 책을 읽어 주던 아이들의 모습은 이 사회의 밀알이 될 수 있음을 제 스스로 느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인생은 도전의 연속임을 가르쳐 주기 위해 작년 겨울방학에는 함께 전국 실내 조정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매일 새벽 5시 40분에 일어나 포스텍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였고 저도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선수로 참가하였습니다. 시합 당일 큰 아이가 몸이 너무 아팠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구토를 참아내며 시합에 나가 당당하게 금메달을 따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에게는 엄청난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저도 선수로 참여해 숨이 턱까지 차는 한계를 넘었는데, 그 때 옆에서 “아빠! 힘내세요.”하고 들려오던 아이들의 응원소리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아이들과 각자의 습관변화에 대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부족한 습관인 메모하기, 아침에 일어나 이불개기,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등, 둘째가 부족한 습관인 단 것 먹는 것 줄이기, 아침에 일어나 이불개기, 오빠한테 짜증내지 않기 등을 A4용지에 적어 책상에 붙여 놓고 매달 함께 변해 가는 것에 세모, 동그라미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의 습관이 많이 좋아져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을 스스로 개고 있고, 오빠와 동생이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고, 자기 방을 깨끗하게 정리하려고 하고, 숙제를 빼 먹지 않고 하며, 독서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둘 다 아직 부족한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노력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대견함을 느끼곤 한 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이들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영어 1단어를 외우는데 그 1단어 마다 예제를 만들어 소설을 만들고 있습니다. 추리소설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야기를 잇다보면 다음 내용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게 되고 그렇게 하다보니 아이들이 쉽게 외우고 재미있어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건지는 것 같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그렇게 돈이 많지도 않고 똑똑하지도 않고 훌륭하지도 않고 잘생기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보다 사랑을 많이 먹여 왔던 것 같습니다. 그 사랑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기에 심성이 고운 아이로 자란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도 많은 분들이 아이들이 착하고 바르게 컸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도 팔불출일지는 모르지만 저의 아이들을 보면 참 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억지로 인성이 바른 아이로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함께 하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그것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먼저 아이들에게 솔선수범하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사랑을 먹고 자라날 우리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좋은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밝게 하고 투명하게 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인터넷에서 이런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처음 엄마 뱃속에서 나와 들은 이야기대로 아이들은 된다’. 저는 큰 아이가 아내의 뱃속에서 나올 때 귀에 대고 “훌륭하게 자라거라”라고 했고, 둘째에게는 “예쁘고 귀하게 크거라”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분명 훌륭하고 귀하게 클 것이라 믿습니다.
몇 일 전 제가 저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글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학교 가는 아이를 차례대로 포근하게 안아 보았습니다. 아이를 태워 주려고 나가는 아내도 따뜻하게 안아 주었습니다. 아내는 이내 ‘사랑한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저 하루 시작에 쫓겨 무심히 지나친 시간이 한 번의 포옹으로 가슴깊이 느껴집니다. 나와 함께 하고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문득 생각난 나의 작은 행동의 실천으로 아내, 아이들이 뜨겁게 맞이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lyod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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