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재는 이날 특강에서 “충무공 이순신이 삭탈관직 됐다가 복귀했을 때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라고 했는데 이는 ‘아직 배 열두 척이 남았고 이순신이 죽지 않았으니 염려 말라’는 말”이라며 “이 문구를 떠올릴 때마다 전율 같은 감동을 느낀다”고 발언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여당은 집안싸움에 여념이 없고 야당은 정권이 다 들어온 걸로 알고 대권놀음에 여념이 없어서 저라도 위난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알려야 된다 생각해 말을 시작했더니 여러 말들이 있다”면서 “개의치 않으려 한다”고 말해 자신의 정계복귀를 둘러싼 갖가지 억측과 어떠한 비난도 감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의 예상대로 그의 발언은 한나라당을 강타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에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발언에 유념해 줬으면 좋겠다”며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 움직임을 경계했고 정병국 의원은 “정치인의 은퇴는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는 안 되는 것 같다”며 씁쓸한 소회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최구식 의원은 “자숙하고 참회하고 반성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며 이 전 총재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최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회창 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내 상당수 의원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지만 이 전 총재의 발언은 정계복귀를 염두에 둔 선전포고 성격이 짙고 그가 어떤 식으로든 정계에 복귀해 킹이든 킹메이커든 일정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