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전 씨는 하필 왜 그 어렵다는 <삼국지>에 손을 뻗친 것일까.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전 씨는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과 비슷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삼국지>를 통해 들여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워낙 호기심 많은 성격에다가 다양하고 특이한 경험을 쌓는 것을 즐기는 전 씨에게 책 출간은 자신이 직접 부딪혀 터득한 삶의 방식과 요령을 알리는 도화선과 같은 것이다. 그동안 전 씨는 <나이먹은 전유성도 하는 일본어>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하지 말라는 것은 다 재미있다>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컴퓨터, 1주일이면 전유성만큼 한다> 등의 저서를 통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필담을 뽐낸 바 있다.
<구라삼국지>는 4년여에 걸쳐 국내는 물론 인도와 네팔, 중국, 미국 등 다양한 나라를 돌아보며 쓴 원고지 7000매 분량의 글을 새로 정리한 것이다. 그동안 활발한 집필활동을 통해 자유롭고 다양한 사고방식을 피력했던 전 씨는 이번에도 세상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유쾌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풍자’와 ‘패러디’를 통해 전 씨는 독자들에게 ‘뼈 있는 웃음’을 선사한다. 페이지 곳곳에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와 독설이 꿈틀대는가 하면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현명한 처세법 등도 녹아들어 있다.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해석하는 기발함,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삽화, 작전도, 이력서, 영웅들의 명함 등 매장마다 번쩍이는 아이디어도 <구라삼국지>의 강점이다.
전 씨는 정통 삼국지를 새로운 각도에서 해석하기 위해 정통 삼국지를 20번 이상 읽는 노력도 기울였다고 한다. 현재 1권과 2권이 출간된 이 책은 8월까지 총 10권이 완간될 예정이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