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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독산학협동단지가 내국인에게 분양한 서울 상암동의 32층짜리 오피스텔. 연합뉴스 | ||
실제로 특검팀은 DMC 사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관련자 및 서울시 관계자들을 줄소환 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펼치고 있다. 업체 선정 및 분양 과정에 불법이 있었는지 또 MB를 비롯한 당시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나 묵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 방점을 찍고 필요할 경우 관련자들의 계좌추적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DMC 사건은 2년여 전부터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특혜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던 만큼 이번 특검 수사로 검은 베일이 벗겨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요신문>이 최근 입수한 각종 자료에도 DMC 사업의 특혜 의혹과 불법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황들이 담겨져 있어 적잖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DMC 사업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택지개발지구 내 56만여㎡(17만 여평)의 부지에 문화컨텐츠 단지, IT단지, 대규모 방송시설, 산학연구단지 등 디지털 시대를 이끌 최첨단 정보미디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투자비만 1조 700억 원에 이른다. 서울시가 청계천사업 이상으로 비중을 두고 추진해온 대형 프로젝트인 셈이다.
대형 사업인 만큼 사업 추진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독일 자본과 기술력 유치를 담보로 DMC 내 한국과 독일의 연구단지 및 산학협동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한 산학연구단지 사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시행을 맡고 있는 (주)한독산학협동단지(한독)가 서울시로부터 연구단지 부지를 특혜분양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은 한독과 서울시 간의 검은 커넥션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고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해 10월 서울시 공무원 5명과 한독 관계자 3명을 특가법(사기, 횡령, 배임)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독은 MB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인 2002년 8월과 12월 교육연구시설과 외국기업 용지로 용도가 정해진 DMC 내 부지를 분양 받았다. 하지만 2004년 4월 이 부지에 외국기업 사무실을 유치한다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32층짜리 오피스텔을 건립한 뒤 일반 분양을 해 의혹을 촉발시켰다. 이에 대해 신당 측은 지난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한독이 6000억 원의 분양 수입을 올렸고 이 과정에서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다”며 특혜분양 의혹에 불을 지폈다. 신당 측은 이 과정에서 당시 MB를 비롯한 서울시 공무원들의 묵인 또는 방조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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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유수 대학들이 보낸 공문서(위), 지난해 서울시 국감 속기록. | ||
특혜분양 의혹 사건을 맡았던 서울서부지검은 그동안 고발인 조사 및 서울시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기초 수사를 진행해 왔으나 특검팀이 꾸려진 이후 수천 쪽에 이르는 수사 자료를 특검에 넘긴 상태다. 따라서 특검팀은 검찰에서 넘어온 수사 자료와 압수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한독이 초기 사업비를 조달한 경위와 부지를 분양받고 오피스텔을 짓는 과정에서 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에 로비를 시도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당 측이 주장하고 있는 비자금 조성 의혹을 철저히 파헤치고 이 과정에서 비자금 및 로비 단서가 포착될 경우 이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에 대해서도 메스를 들이댄다는 방침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일요신문>이 입수한 각종 자료에도 특혜분양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담겨져 있어 특검팀의 수사 추이와 맞물려 적잖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당초 산학연구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었던 독일 유수 대학들의 ‘공문서’ 사본과 지난해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 ‘속기록’ 사본을 검토한 결과 한독 측의 불법 의혹 및 서울시의 묵인 내지는 방조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잠식 상태였던 한독이 5000억 원이 넘는 초대형 사업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대학컨소시엄(KDU)의 참여를 전제로 한 외자유치 계획이 담보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독일 대학들이 최재성 신당 의원에게 보내온 공문서에 따르면 이들 대학들은 사업자금 투자 계획 등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베를린·아헨·하겐 공대는 공문서를 통해 2억 유로(한화 약 2400억 원) 투자 계획에 대해 한결같이 “아는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는 한독 측이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KDU가 2억 유로 정도의 연구기자재를 현물 출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독이 무리한 사업계획서를 담보로 DMC 내 산학협동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려 한 의혹이 일고 있는데도 서울시가 사업권을 최종 허가한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묵인 내지는 방조가 없이는 도저히 추진하기 힘든 사업이라는 의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재성 신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최종 결정권자는 서울시장이라고 명시돼 있다. 실무진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무자격업체에게 토지를 공급하기로 한 것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라며 MB에게 화살을 집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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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당선인 | ||
MB의 측근으로 서울시 대변인을 지낸 김병일 서울시경쟁력강화추진본부장은 지난해 서울시 국감 때 참고인으로 출석해 현재까지 외자유치가 전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2007년) 연말까지 300만 달러가 들어오기로 돼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기자가 서울시에 확인해 본 결과 지난 연말은 물론 1월 24일 현재까지도 독일 측 자본은 전혀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DMC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투자유치 담당관실의 한 관계자는 2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독일 측 투자 유치는 인적·물적 자원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 아직까지 출자된 것은 없다”고 시인하면서도 “특검 등 국내 정치상황이 좋지 않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결과론이지만 김 본부장은 국감장에서 거짓 진술을 한 셈이나 그는 현재 인수위 법무행정분과위 전문위원으로 파견돼 있다.
이처럼 DMC 특혜분양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특검팀이 이 사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어 정치권과 서울시를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특검팀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당사자들이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DMC 특혜분양 의혹이 불거진 것이 이미 2년여 전이어서 핵심 자료들이 그대로 남아있지 않을 개연성도 높기 때문이다. 한독과 함께 사건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들의 ‘모르쇠’ 전략도 수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고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대통령 당선인을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적 한계와 뜨는 권력을 상대로 한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고 특검팀이 과연 월척을 낚을 수 있을지 아니면 용두사미 수사로 막을 내릴지 특검의 수사 추이 및 결과물에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