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 살인이었다. 불황의 여파로 잘나가던 직업마저 잃고 그는 눈이 멀었다.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 사회의 낙오자란 굴레에 절망했고 남을 원망했다. 뭔가 자신이 살아갈 이유가 필요했다. 그 삶의 원동력이 ‘살인’이었다. 엉망인 대인관계도 자신의 실패한 인생도 남의 죽어 가는 모습을 보며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자기정체성을 찾는 도구로 그는 ‘살인’을 이용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짜릿했다. 언론이 그에 대해 떠들면 떠들수록 ‘심리적 충족감’은 하늘을 찔렀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자신은 ‘할리우드 스타’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아둔하지 않다. 매번 용의주도하게 사건을 계획해 단서나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다. 동일한 반복을 가장 경계한다. 정형화된 살인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그의 행동지론이다. 예술가가 창조성을 자랑하듯 살인패턴을 차례차례 바꿔나갔다.
처음 일곱 번은 어른만을 총으로 쐈다. 당연히 경찰은 인종이나 나이는 추정할 수 없지만 최소한 어른을 목표로 한다고 수사망을 좁혔다. 바로 그 다음에 13세 소년을 쏴 여지없이 다시 미궁에 빠지게 했다. 다음 사건이 일어날 장소도 추정할 수 없게 했다. 첫 다섯 희생자는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카운티 근처에서 당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 지역에 주목한 바로 그 시점, 돌연 멀리 떨어진 콜롬비아에서 사건이 발생해 연관성을 흐려놓았다. 그만큼 치밀한 두뇌 플레이를 하는 범인이 그다.
물론 초범이므로 처음엔 두려웠다. 약간 공중을 떠다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어느 날 자신의 문을 두드릴 경찰을 생각하면 죽고 싶었다. 하지만 세 번, 네 번 횟수가 거듭되면서 대담해졌다. ‘나는 절대 잡힐 리 없다’는 터무니없는 자신감마저 생겨버린 것. 그 증거가 13세 희생자 옆에 놔둔 “친애하는 경찰에게 : 나는 신이다”란 메시지다. 슬슬 살인을 게임의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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