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폭로한 에드위나 커리 전 보건부 장관(56)은 “그를 지루하고 무딘 정치인이라고 비웃는 사람이 많지만 모르는 소리다. 그는 침대에서는 매우 자극적인 사람이다”는 말로 영국인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메이저 총리와의 불륜에 대해서 낱낱이 털어 놓은 커리의 회고록은 현재 영국인들의 큰 관심 속에 <더 타임스>에 연재되고 있다. 지난 1984년부터 1988년까지 4년간 지속된 이들의 은밀한 관계가 이렇게 뒤늦게 세상에 공개되자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메이저 전 총리는 “그녀와의 4년은 일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웠다”라는 말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에 커리는 메이저 전 총리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표시하면서 “웃기는 소리다. 되레 그는 나와의 관계를 끝내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말로 반박했다. 회고록에서 그녀는 이들의 관계가 서로의 합의하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한동안 계속해서 자신을 집적거렸다고 밝혔다.
1989년에 기록한 한 일기에서 그녀는 “그가 오늘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매우 재미있고 유쾌한 여성이며, 버터처럼 부드럽다고도 말했다. 그가 내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난 어쩔 줄 몰라 당황스러웠다. 난 그저 ‘이러면 안된다’고 울먹이면서 그를 설득했다”고 적었다.
이 둘의 관계는 처음에는 같은 보수당 동료로서 서로 이해하고 의지하는 친구의 관계로 시작됐다. 그러던 것이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보수당 총회가 끝나던 어느 날 갑자기 끈적하게 돌변한 메이저 전 총리는 그녀에게 야릇한 눈빛을 보냈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녀 역시 이런 느낌이 싫지만은 않았다. 얼마 후 그가 그녀의 사무실로 찾아왔고,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이들은 곧바로 런던에 있는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해서 4년에 걸친 이들의 아슬아슬하고 은밀한 ‘섹스 여정’은 시작됐다.
▲ 메이저 전 총리와 커리 전 장관 | ||
그 후 ‘스무살 첫사랑’인 양 서로에 대해 푹 빠져 지내던 이들은 다른 동료들의 눈을 피해 ‘007 작전’에 돌입했다. ‘오늘 밤 같이 자고 싶다’는 뜻의 이들만의 암호는 ‘exercise(운동)’이라는 단어였다. 가령 커리가 메이저 전 총리의 책상에 ‘오늘 같이 운동하지 않을래요?’라는 쪽지를 남기면 으레 이 둘은 그날 밤 그녀의 집에서 만나 뜨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녀는 회고록에서도 ‘섹스’를 줄곧 ‘운동’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메이저 전 총리의 ‘테크닉’만큼 그녀에게 효과적인 운동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그녀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를 ‘아주 훌륭한 섹스 파트너’라고 공공연히 떠벌리고 다녔다. “그는 ‘그 일’을 할 때는 의회에서와는 달리 매우 다정하고 친절하다. 또 매우 능숙한 솜씨로 여자를 다룰 줄도 안다. 우리는 서로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또한 그녀는 “우리는 세 시간 동안 꼬박 섹스만을 즐긴 적도 있었다”는 충격적인 발언으로 영국인들을 야릇한 상상 속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한때 그녀로부터 줄기차게 그와의 섹스담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이 둘이 위험을 무릅쓰고 서로에게 끌렸던 것은 ‘정치적 동반자’라는 정신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육체적인 탐닉’ 또한 무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서 커리는 심지어 “우리의 불륜 관계가 당시 그가 총리직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료로부터 진심어린 사랑과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면 누구든 용기 백배해서 성공할 것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이렇게 자신의 스캔들에 대해서 떳떳한 그녀는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려운 질문이다”는 말로 얼버무리며 눈물을 떨구어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앞으로 <더 타임스>를 통해 공개되는 그녀의 회고록으로 인해 당분간 영국 전체가 들썩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