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은 이라크 남부지방에 자리잡고 있다. ‘생명의 나무’(Tree of Life)로 일컬어지는 무화과나무는 이미 수년 전에 말라 죽었으며 동산 주변의 풀밭들은 싸구려 콘크리트로 덮여져 있다. 동산을 둘러싸고 있는 근처 벽에는 반미구호가 어지럽게 쓰여져 있다.
구약성서 창세기 편에 의하면 모두 4개의 강이 에덴동산으로부터 그 흐름을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피숀강, 기혼강이 그것들이다. 이들 가운데 피숀과 기혼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신화 속의 강일 뿐이다.
신화에 의하면 아담과 이브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만나는 곳에서 뛰어 놀았다고 한다. 사담 후세인이 집권하기 전까지 이라크 사람들은 에덴동산을 주요한 관광자원으로 이용했다. 비록 자신들의 종교와는 판이하게 달랐지만 에덴동산이 갖고 있는 경제적 효용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이라크 사람들은 에덴동산을 둘러싸고 있는 낮은 벽을 구약성서에 의거해 조물주가 만든 것이라고 자랑을 해 왔다. 당연히 기독교도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세계 곳곳으로부터 관광객들이 밀려왔다.
이라크 당국은 이들을 위해 주변을 단장하고 편의시설들을 갖추었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이 집권을 하면서 에덴동산은 냉대를 받기 시작했다. 위대한 이슬람의 후계자에게 에덴동산은 거추장스러운 존재나 다름 아니었다. 그래서 에덴동산은 급격하게 황폐해졌다.
실제로 에덴동산에는 다섯 그루의 작은 나무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지금 과일을 맺지는 않는다. 그 중의 하나인 ‘생명의 나무’는 껍데기가 다 벗겨져 있으며 가지들은 말라 비틀어졌다. 쓰레기들은 주변에 널버려져 있고 콘크리트는 주위 땅을 뒤덮고 있다.
한 송이의 꽃도 피지 않고 잔디도 자라지 않는다. 그리고 동산을 에워싼 벽에는 ‘미국은 꺼져라’라는 구호가 쓰여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후세인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에덴동산을 특별한 장소로 생각하고 있다.
올해 11세의 나쎄르아드난이라는 소년은 “나는 조그마한 소원이 있더라도 에덴동산의 나무에다 빌고 있다”고 말했다. 에덴동산 주민들 거의 모두는 ‘에덴동산의 나무는 아담의 나무이며 모든 종교와 모든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고 믿고 있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