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법정에 서게 만든 것은 뜻밖에도 사람이 아닌 개. 앤 공주가 애지중지하는 도티라는 세 살짜리 불독의 자유분방함이 화근이었다.
도티는 공원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던 소년 두 명을 공격했다. 12세 아이는 왼쪽 다리를 물렸고, 7세 아이는 도티의 발톱에 긁혔다. 소년들의 아버지는 도티가 자신들의 아들을 향해 달려들자 발로 걷어차서 간신히 쫓을 수 있었지만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청구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 앤 공주 | ||
앤 공주의 유죄판결은 1649년 찰스 1세가 유죄선고를 받고 사형당한 이후 영국 왕실에서 처음 있는 일. 앤 공주는 그녀의 남편과 2명의 자식들과 함께 법정에 나타났으며, 자기의 유죄를 시인할 때는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사실 그녀의 처벌은 더 심할 수도 있었다. 법을 최대한 엄격하게 적용했다면 앤 공주는 1만2천5백달러의 벌금과 6개월 징역을 받았을 것이다. 또 도티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피해자측의 주장대로 개를 죽여야만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판사는 1천2백달러의 벌금과 함께, 도티를 훈련학교에 보내고 앞으로 언제나 가죽끈을 매야 한다는 선에서 끝을 냈다. 물론 판사는 다시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난다면 도티는 죽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들은 “도덕도 아니고 정의도 아닌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부모들은 “아직도 아이들이 악몽에 시달린다”면서 “공주의 개는 여전히 풀려 있으며 사회에 큰 위험이 되고 있다”고 분노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