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사이버묘지를 방문하고 있는 양투안씨. | ||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묘지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온 중국 당국은 몇 해 전부터 ‘매장 선호 사상’이 강한 중국인들에게 어렵사리 ‘화장’을 권장하는 정책을 시행해서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터넷을 활용한 ‘디지털 장묘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6개월마다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현재 약 6천만 명. 세계 최대의 인터넷 이용자수를 거느린 명실상부한 ‘인터넷 대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게 인터넷이 서민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자 중국 당국은 장묘문화에도 인터넷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당국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 공동묘지인 ‘어스 빌리지’는 현재 폭발적인 반응 속에 빠른 속도로 가입자수가 늘고 있는 추세. 여기에서는 비록 가상세계이긴 하지만 푸른 잔디 위 넉넉한 공간에 묘자리를 마련하고 비석도 세울 수 있으며, 또 원한다면 1년 내내 향이나 촛불을 켜둘 수도 있다.
어머니의 사이버 묘지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방문해서 꽃다발과 향을 피우며 조의를 표하고 있는 양투안씨는 “이렇게 웹상에서나마 어머님의 묘지를 찾으면 편안한 느낌이 든다”며 매우 흡족해 하고 있다.
특히 납골당을 찾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이렇게 집에 앉아 클릭 한 번으로 어머님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그녀가 이렇게 사이버 묘지를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거나 향을 피우는 부대 비용을 포함해 대략 26유로(약 3만원) 정도며, 한 번 계약하면 2년간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당국의 사이버 묘지가 성황을 이루자 현재 중국에는 웹상에 사설 공동묘지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Netor.com’이라는 한 웹사이트는 고급 비석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무한대의 인터넷 바다라면 13억 중국 인구 전체가 동시에 묻힌다 해도 거뜬하지 않겠는가.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