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바람둥이’ 클린턴이 ‘개 과천선’한 데에는 ‘대통령의 남편’을 향한 야망이 숨어 있었다. | ||
먼저 표면상으로는 부인 힐러리 상원의원의 최후 통첩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나름대로의 준비 과정이라는 것이 주위의 견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최근에는 힐러리의 반강제적인 권유로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 카운셀링을 받는 등 ‘섹스 중독’에서 탈피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이번만큼은 단단한 각오를 한 모양인가 보다.
힐러리가 처음 클린턴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 것은 한창 ‘지퍼 게이트’로 곤욕을 치르고 있던 백악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말이 쉽지 사실 명색이 대통령인데 당시 ‘섹스 중독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정신과를 드나들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백팔십도 달라졌다. 클린턴은 이미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처지지만 힐러리는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앞길이 창창한 뉴욕주 연방상원의원이기 때문이다. 이제 클린턴은 차기 혹은 차차기 대통령을 내다보고 있는 부인 옆에서 조용히 외조하는 ‘참한’ 남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최근 그는 뒤늦게 밝혀진 슈퍼모델들과의 추잡한 섹스 행각이나 브라질에서 가진 매춘부와의 관계 등에 대한 소문으로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있는 힐러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 듯 보인다.
▲ 힐러리 상원의원 | ||
‘섹스 중독’에 버금갈 정도로 수많은 염문을 뿌리고 다니던 그가 이렇게 하루 아침에 개과천선을 결심한 것은 ‘외조를 해야겠다’는 굳은 의지 외에도 이번 기회를 못다 이룬 자신의 야망을 펼칠 ‘제2의 기회’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록 힐러리가 2004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상태이긴 하지만 아직 대선까지는 2년 남짓한 시간이 남아 있다. 또한 정치판에는 여전히 힐러리의 야심에 대한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형편이다. 만일 그녀가 대선을 포기한다 하더라도 부통령 선거에는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그중 하나다.
만일 그렇게 다시 힐러리가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다면 클린턴은 비록 이번에는 ‘힐러리 대통령의 남편’으로 불릴 테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또한 재임시 뜻하지 않은 섹스 스캔들에 가려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능력을 온국민에게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있기도 하다.
한편 클린턴이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바는 이렇게 힐러리를 외조하거나 개인의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데에만 있지는 않다. 다른 한편으로는 5년 전 ‘지퍼 게이트’로 인해 겪었던 굴욕감과 모욕감을 이번 상담을 통해 말끔히 씻어 버릴 수 있으리란 기대 심리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연 이번 정신과 치료가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지만 일단 본인 스스로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반쯤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닐까.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