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수도권 전략 공천 내지는 유력한 비례대표 1번으로 거론돼 왔던 강 최고는 지난 3월 19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간판으로 전국 선거구를 누비고 있다.
그렇다면 강 최고가 안정적인 비례대표를 포기하고 가시밭길을 선택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강 최고는 당초 간판급 인사들의 ‘수도권 징발론’ 대상에 포함돼 수도권 출마를 압박 받아왔다.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이 정치생명을 담보로 서울 출마를 선택했지만 강 최고는 끝내 지역구 출마를 고사했고 비례대표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듯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당내 유력한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는 강 최고가 너무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것도 사실이다.
강 최고가 쉬운 길을 포기하고 ‘백의종군’이라는 예상치 못한 승부수를 띄운 것은 자신의 대권가도에 족쇄로 작용할 수 있는 이러한 비판적 시각을 사전에 차단하고 대망론을 펼치는 데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이 지난 대선 때 여야 대권주자로 급부상하는 등 거물급으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자기희생’이라는 승부수가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 강 최고는 박 전 대표와 정 전 장관의 ‘자기희생’ 사례를 모델로 삼아 열악한 당내 입지를 탄탄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권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어느 정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 최고는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선거 막판까지 전국에서 쇄도한 선거지원 요청에 연일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총선 성적표에 따라 대권 명암을 달리할 수밖에 없는 손 대표나 정 전 장관과는 달리 강 최고는 이번 총선을 통해 민주당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마지막까지 승패를 예단할 수 없었던 접전 지역 후보들이 강 최고의 지원을 받고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경우 이들은 강 최고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