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에서 국제학교에 다닐 무렵의 김정철. | ||
후계자의 모친을 우상화하는 ‘전통’은 이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뒤를 이을 때부터 있었던 것이다. 1970년대 초반부터 중반, 김정일의 모친 김정숙은 자주 ‘항일 여성영웅’으로 치켜올려졌다. 또한 이를 전후로 김정일도 ‘혁명의 위대한 후계자’로 지명됐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렇듯 김정숙의 경우처럼 북한에서는 언젠가부터 고영희를 ‘군사에 정통한 혁명적 영웅’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북한이 작성한 비밀자료엔 고영희에 대해 ‘존경하는 어머님’이란 호칭이 사용되고 있으며,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김정일)에게 한없이 충실한 충신의 귀감’ 등 극찬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분명하게 김정철을 후계자로 하기 위한 준비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 상임의장 박신동씨의 말이다.
고영희 우상화 작업 과정에는 고영희를 ‘천재적인 군사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인식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군사관련 에피소드가 소개되고 있다. 다음은 고영희가 군대 사격시설을 시찰할 때의 일화이다.
▲ 고영희 | ||
이처럼 존경하는 어머님은 인민군 부대를 방문할 때마다 군종, 병종, 전문병의 특성에 맞게 전투훈련 진행에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전략전술적 의도에 맞도록 이끌어주셨다.”
그렇다면 후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정철은 어떤 인물일까? 그의 얼굴은 아직 베일에 가려 있지만, 신장 160cm가 되지 않는 아버지를 닮아 역시 작은 체격이라고 한다. 10대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며, 21세나 22세가 된 지금은 평양에서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정철은 또한 미국의 프로농구를 좋아해서 위성방송으로 자주 시청하고 있다. 특히 마이클 조던의 엄청난 팬이라고 한다.
서커스와 프로레슬링도 아주 좋아한다. 과거 평양대축전에 김정일이 일본 마술사 히카다 덴코와 프로레슬러를 부른 것은 김정철의 희망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김정철은 가수 마이클 잭슨의 팬이기도 하다. 북한 당 간부가 평양을 방문한 한 일본인에게 “어떻게든 마이클 잭슨을 북한에 부를 방법이 없겠는가”를 물은 적이 있었다.
이런 아들에게 영향을 받아 김정일도 농구를 대단히 좋아한다고 한다. 미국 대학팀을 북한에 초대하기도 하고, 정부 기관지에 ‘농구를 해서 키도 커졌다’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한편 김정일은 지난해 9월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16일 61세 생일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그가 암살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나운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