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의혹에 휩싸인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 | ||
특히 친박연대 측이 양 당선자가 낸 특별당비가 얼마인지 밝히지 않고 있어 ‘공천헌금’을 둘러싼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 당선자가 적게는 15억에서 50억 가까이 돈을 내고 비례대표 1번을 받아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재산신고 내역(지난해 12월 31일 기준)에는 총 재산이 7억 1600만 원이라고 기재돼 있어 이 같은 신고 내역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요신문> 취재 결과 양 당선자가 선관위에 제출한 재산신고목록에서 빠져 있는 ‘숨겨진 부동산’이 다수 발견돼 파문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당선자가 선관위 신고 때 누락시킨 본인 및 부모 소유 부동산은 모두 10건, 도합 시가 140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정례 당선자가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가운데 부동산은 본인 소유의 대지 4건, 아버지 양 아무개 씨(62) 소유의 잡종지 3건, 민자당·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시의원을 지냈던 어머니 김순애 씨(58) 소유의 대지 1건 등 모두 8건이다. 이 가운데 본인 소유로 선관위에 신고한 부동산은 경기도 파주시 교하면 상지석리 105-○번지(10○-○의 오기로 추정·793㎡·240평)와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10○○번지(588㎡·178평), 경기도 일산시 일산동 584-○○번지(645㎡·195평), 그리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48-○○번지(384㎡·116평) 등으로 신고액 총액은 약 16억 4600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외에도 양 당선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에 있는 연립주택 두 채와 4층 건물 한 채를 자신의 명의로 더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주택은 서구 일산동 584-△△번지 ‘일산 S타운’ 103동 30×호와 584-××번지 연립주택 지하층 2호. 이 집들은 모두 양 당선자가 재산목록에 신고한 경기도 일산시 일산동 584-○○번지 근처에 위치해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일대는 뉴타운 지구로 선정돼 근래 들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고 한다. 대지 가격만 ㎡당 210만~240만 원대(평당 700만~800만 원)에 이르고 건물이 있을 경우엔 ㎡당 300만 원(평당 약 1000만 원)을 호가한다는 것. 양 당선자 소유의 두 연립주택 중 지하층 집은 1억~1억 5000만 원, 3층 집은 1억 5000만~2억 원 사이에 시가가 형성돼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얘기였다.
이 일대에는 양 당선자의 어머니 김순애 씨가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백운복지재단) 소유의 대지(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2×-×,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584-△×)와 남동생 소유의 다세대주택(일산서구 일산동 584-××)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양 당선자 아버지가 소유한 것으로 밝혀진 파주시 교하읍 상지석리 논(①②)과 잡종지 일대(③④). ⑤양 당선자 명의 집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일산 S타운. ⑥양 당선자 어머니 소유의 서울 대현동 건물. | ||
양 씨의 어머니 김순애 씨 역시 재산신고 내역에 기재되지 않은 개인 소유 부동산을 더 갖고 있었다. 양 씨의 재산신고에는 어머니 김 씨가 가진 부동산으로 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90-○○번지만이 기록돼 있다. 하지만 부동산 등기부 확인 결과 이 필지와 맞닿아 있는 90-△△번지 4층 건물(330.5㎡·100평)과 인근에 있는 단층 주택(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90-××번지, 45.62㎡·14평) 역시 김 씨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현동 90-△△번지의 건물에는 어머니 김 씨가 운영해오던 ‘건풍건설’ 간판이 붙어 있다. 하지만 지난 17일 이곳을 찾았을 때엔 문이 잠겨 있었고 한 인근 상인은 “요즘 들어 계속 문이 닫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자는 “주변 건물 시세로 (해당 건물에) 볼 때 50억~60억 원 정도 값이 매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32억 5500여만 원. 그러나 김 씨 소유의 또 다른 부동산인 대현동 90-××번지 주택에 대해서는 따로 주택가격이나 시세가 확인되지 않았다.
대현동 90-△△번지 일대는 이화여대 인근의 번화가 골목으로 주변에 옷과 액세서리 등을 파는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또한 양 씨의 외할머니로 알려진 유 아무개 씨(79) 소유로 된 건물도 이곳 가까이에 있었다.
양 당선자의 어머니 김순애 씨는 이 일대에서 ‘유명한’ 인물인 듯했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자수성가해 서울시의회 의원까지 지낸 ‘입지전적’ 경력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부동산 부자’로도 주변에 알려져 있다.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동안 김순애 씨에 관해 여러 가지 소문들이 돌았다. 언젠가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 당선자의 아버지 양 아무개 씨 역시 재산신고목록에 등장하지 않는 여러 필지의 토지를 갖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양 당선자가 부친 소유로 신고한 토지는 경기도 파주시 교하면 상지석리 554-○○, ×○, ○× 등 3건. 그러나 이외에 ‘교하면 상지석리 554-△△, 554-××, 554-△×, 15△×번지’ 등이 아버지 양 씨의 소유임이 밝혀졌다. 총 면적은 1만 4718㎡(약 4452평)로 이 가운데 논인 15△×번지(1273㎡·385평)를 제외하고는 1만 3445㎡(4067평)가 ‘잡종지’였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잡종지로 지정된 땅이 가장 쓸모가 많다. 일대에서 이 정도 규모의 땅을 갖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전했다. 이 일대 잡종지는 평당 200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데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현재의 시세를 감안하면 양 씨 소유의 이 ‘숨겨진’ 땅들의 시가는 도합 80억 원대에 이른다. 인근 지역이 ‘교하신도시 택지개발사업지구’로 선정돼 토지가격이 최근 급상승했다고 한다. 또 다른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개발 가능성이 매우 큰 곳으로 앞으로는 일산보다 더 좋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취재과정에서 이밖에 파주시 교하읍 상지석리 10○-×번지(155㎡·47평) 역시 아버지 양 씨의 소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양정례 당선자 소유의 ‘상지석리 10○-○번지’와 인접해 있는 땅이다. 2005년 6월 양 당선자가 해당 토지를 산 데 이어 아버지 양 씨가 2006년 3월 인근의 10○-×번지를 사들였다. 이 일대에는 각종 전자제품 제조업체 공장들이 임대로 들어서 있다. 해당 토지의 시세는 9400만 원 정도였다.
이처럼 양 당선자가 재산신고 때 등록하지 않은 재산은 <일요신문> 취재 결과 확인된 것만 해도 본인 명의 주택 등 10억 원 내외, 어머니 김 씨 소유의 건물 50억~60억 원, 아버지 양 씨 소유의 토지 80억 원 상당 등 시가로 140억 원대에 이른다. 물론 이들 부동산 중 상당수에 수억~수십억 원에 이르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기는 하지만 양 당선자가 140억대의 부동산 재산을 선관위 신고 때 누락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만약 고의로 재산을 누락한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된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을 목적으로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의 출생지, 직업, 경력, 재산, 소속단체에 대해 허위 사실을 알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보다 정확한 사실은 검찰 수사 결과 밝혀지겠지만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 가운데 부동산 문제만으로도 양 당선자가 해명해야할 내용은 많은듯하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