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니 정 부부와 입양한 아들 매튜 | ||
그러나 이 같은 행복은 최근 코니 정이 CNN으로부터 사실상 해고통지를 받으면서 결정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방송이 중단된 것은 지난 3월19일부터. 처음에는 이라크전쟁 발발로 인한 한시적 중단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3월25일 CNN은 그녀의 쇼를 아예 없애 버리는 조처를 단행했다. 코니 정으로서는 시청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중이어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직장에 떨어진 불똥이 가정으로 번진 것은 바로 이때부터였다. 코니는 CNN이 자신의 쇼를 없앤 배경에 남편이 있다고 생각했다. 머리는 지난 19년 동안 <머리쇼>라는 유명 토크쇼를 진행해왔는데, 이 프로그램은 품격과 관련해 끊임없는 비판을 받아 왔다. 주제의 선정성에서부터 출연자들의 저질발언과 욕설에 이르기까지, ‘가장 천박한 쇼’라는 거센 비난을 들어왔다.
코니는 남편이 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심지어 남편의 이미지로 인해 자신의 명성이 깎인다고 판단했다. 실제 코니는 이번 일이 있기 전에도 입버릇처럼 남편의 쇼가 진중한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고 말해왔다. 금실 좋기로 유명한 이들 부부가 유일하게 언쟁을 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2000년 6월 코니는 “쇼를 당장 그만두라”고 남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리는 인기와 시청률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코니의 요구는 묵살됐다.
이 같은 해묵은 논쟁이 결국 해고라는 결과를 몰고온 것으로 생각한 코니카 날카로워진 것은 지극히 당연했다. 더구나 지난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경박한 방송인’ 머리가 9·11 참사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까지 받자 코니의 자존심은 더욱 구겨져 있었다.
머리는 물론 ‘내 불운은 모두 당신 탓’이라는 코니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참담해하는 아내를 위로하려 했으나 코니는 아예 집을 나가 버렸다. 코니와 머리의 논쟁은 점점 서로를 헐뜯는 모습으로 번져 갔다. 코니는 한때 결혼생활을 청산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이들 부부를 잘 아는 사람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다시 괜찮아질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입양한 여덟 살짜리 아들 매튜에 대한 이들 부부의 지극한 사랑을 볼 때 완전 결별은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CNN 주변에서는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녀를 끌어내리려 했으며, 이들이 이라크전을 틈타 머리의 이미지를 내세워 음해를 계속한 결과,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보다 객관적인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코니 정의 쇼가 묵직한 뉴스쇼를 지향하려는 CNN의 편성방향과는 어긋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쇼에 대한 방송사의 검증작업이 계속되어 왔으며, 코니 정 쇼의 성격이 모호하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