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소장파 가운데 한 명이던 C 의원. 그는 한때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며 당내 몇 안 되는 소장파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 C 의원이 빛났던 까닭은 그가 한나라당 내의 젊은 목소리를 대변하며 ‘늙은 당’에게 그나마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는 부쩍 말조심을 하고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의 미래를 위해서는 계속 현 정권에 대해 쓴소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가 정치적으로 크기 위해서는 이제 권력에 ‘협조’를 해야 한다. 이런 정치적 변신은 자유다. 하지만 그 뒤에 흐르는 이야기는 찜찜하다. 그가 당 실세로부터 ‘장관’ 등의 자리를 보장받고 부쩍 몸조심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여권 내부의 권력 투쟁은 이명박 정권의 성공을 위한 긍정적 경쟁이 아니라, 제 살 깎아먹기 식의 자리싸움이 되고 있다. 누구나 편한 길만 가려고 하면 이 정권이 어디로 갈지 뻔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권력투쟁이 ‘무뇌충’(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로 뇌가 없는 곤충이란 뜻으로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을 빗댐)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비아냥이 전혀 틀린 말만은 아닌 것 같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