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 수치심을 주는 말]
사이타마현에 사는 주부 D씨(31)는 3년 전,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 임신여부를 알아보러 찾아간 곳은 첫째 아이를 낳을 때 다녔던 근처의 산부인과 의원. 그러나 둘째 아이는 출산 후에 친정에서 돌봐줄 것을 생각해 친정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 낳기로 결정했다. 병원을 찾은 D씨는 먼저 중년의 의사에게 첫째 아이는 제왕절개로 낳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 말을 들은 중년의 의사는 D씨의 질에 손가락을 넣어 진찰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오! 첫째를 제왕절개로 낳아서 그런가 아직도 조임이 괜찮군요.”
D씨는 얼굴이 빨개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다. 두 번 다시 그 의사에게는 진찰받고 싶지도 않고, 그 다음부터는 검진은 일부러 첫째를 낳은 병원으로 다녔다”고 털어놨다.
[사례2 - 언어폭력+무신경한 치료]
오사카에 사는 주부 E씨(27)는 부인병 치료를 위해 근처의 산부인과 의원을 찾았다. 눈 앞에 나타난 의사는 60대 후반의 노의사. 진찰실의 의료기구도 고색창연해 보여서 약간 불안감을 느꼈지만, 간단한 치료만 받으면 될 거라 생각하고 진찰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질세정의 고통은 보통 때와는 너무 달랐다. 자신도 모르게 “선생님 너무 아파요!”라고 E씨가 비명을 지르자, 노의사는 화를 내며 “아니 뭐라구? 이 정도로 아프다면 남편과의 성생활은 더 큰일이겠구만”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E씨는 계속해서 화를 내봤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얼굴로 “내가 조금 더 단련시켜 줄 테니까 참아”라면서 의사는 몇 번이고 질세정을 반복했다.
그외에도 ‘약을 넣기 위해’라며 질을 늘리는 기구를 삽입한 채 진료실을 나가서는 몇 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등 정말 최악이었다고 한다.
[사례3 - 불임여성에 대한 무배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주부 F씨(33)는 불임치료 경력 3년. 28세에 결혼했지만 2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아 불임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근처 공립병원의 산부인과에 다녔는데, 이곳은 불임치료에는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듯 느껴졌다. 왜냐하면 아이에 대해 민감한 불임치료자들이 대합실과 진료실을 모두 다른 임산부와 동일하게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으러 가는 날이면 F씨는 배가 불러 병원을 찾는 여성들을 보며 복잡한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저의 기분 같은 것은 문제도 아니었어요. 의사는 밖에까지 다 들리는 큰 목소리로 문진을 했어요.”
당시 대합실은 진료실과 얇은 벽 하나로만 막혀 있어 밖에서 누구라도 문답내용을 전부 들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의사는 12세 연상의 남편과 부부생활은 잘되고 있는지, 남편의 능력은 어떤지, 심지어는 남편 성기의 크기까지 세세하게 물어왔다. F씨가 부끄러워서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면 마치 F씨를 괴롭히려는 듯 “네? 뭐라구요? 좀 더 큰 목소리로 대답해 주세요!”라며 더욱 더 목소리를 높여 물어왔다. 결국 F씨는 현재 불임치료로 유명한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이 병원도 또한 환자에 대해 고압적인 데다가 성희롱적인 발언이 끊이지 않는다고 F씨는 털어놨다.
“지난달에 조영검사를 받는데, X선 기사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좀 더 다리를 벌리지 않으면 잘 찍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닭살이 돋을 정도였어요.”
F씨는 인공수정도 수차례 시도해 봤지만 역시 임신이 되지 않았다. 그 때 의사는 “남편과 환자분의 속궁합이 나쁜가 보군요”라며 비아냥거렸다고 한다.
이 의사는 다른 40대 중반의 여성환자에게도 “벌써 나이가 나이니까 알이 오래돼서 임신이 안되는 것입니다”라는 폭언도 삼가지 않았다고 한다.
▲ 산부인과에서는 환자에 대한 인격모독·성희롱 등이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 ||
결혼 25주년을 맞이한 G씨(49). 남편은 51세. 두 사람의 자녀는 이미 성인이다. G씨는 최근 갱년기장애에 의한 불면증과 무력감에 빠져 근처 산부인과 의원을 방문하게 됐다.
갱년기장애는 ‘질건조’라는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그 때문에 부부생활이 고통을 받던 G씨는 “의학서적을 찾아보니 HRT(호르몬 보충방법)를 하면 질이 촉촉이 젖게 되어 성생활도 잘 된다고 씌어져 있는데…”라며 용기를 내어 의사에게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그 의사는 아주 질렸다는 얼굴로 “아니 그 연세에 아직도 하고 싶으십니까?”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G씨는 ‘당신은 여자로서 벌써 끝났다’는 듯한 의사의 말투에 너무도 화가 끓어올랐다고 한다. 더군다나 옆에 있던 30대 초반의 젊은 의사는 곁에 있던 여자간호사에게 “남편분이 힘이 아직도 대단하신가봐”라며 함께 웃었다고.
G씨는 “도대체 무슨 의미죠? 아들뻘되는 젊은 의사한테 이런 수모를 겪다니 정말 불쾌합니다”라고 쏘아붙였다고 한다.
[사례5 - 환자의 외모 비하]
도쿄에 살고 있는 여대생 A씨(19)는 올 봄 심한 진통을 동반한 출혈 때문에 걷지도 못할 지경이 되어 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 진찰을 마친 젊은 의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별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지 않나요? 얼굴이나 몸매를 보아하니 어차피 임신할 만한 일을 당하진 않았을테니?” A씨는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분노가 끓어오른다고. “분명 저는 미인도 아니고 뚱뚱합니다. 그러나 의사에게 그런 말을 들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A씨는 어찌나 억울하고 황당한지 검사결과도 듣지 않고 울면서 집으로 와버렸다고 한다.
[사례6 - 진찰시 폭력]
수도권 산부인과 의사 B씨(39)는 불안하면 환자를 때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출산 시 임산부가 자신을 자각하지 못하고 고통 때문에 광란상태에 빠지는 경우 의사가 안정시키기 위해 얼굴이나 신체를 때리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B의사는 임산부가 아닌 보통의 환자를 때린다는 것. 당직을 서는 날이면 늦은 밤 환자를 깨워 내진을 할 때면, 환자의 허벅지를 때리며 “좀 더 다리를 벌리세요!”라든가 “이러면 아이를 못 낳잖아요!”라는 등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환자는 무서워서 B의사가 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출산 후에 “다시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며 울며불며 퇴원하는 환자가 많다고 한다.
[사례7 - 추파]
아이치현에 사는 아르바이트생 C씨(20)는 성병검사를 받으러 간 병원의 의사에게 ‘휴대폰 번호를 알려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성병 검사는 보험이 되지 않고 치료비도 고액이 드는 진료라고 한다. 의사는 고액의 검사비를 싸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집요하게 C씨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봤고, 결국 C씨는 검사비를 깎아준다는 말에 의사와 데이트를 했고, 결국 함께 잠까지 잤다고 한다.
산부인과 의사인 야마다씨는 “요구에 응한 환자에게도 문제는 있지만, 그녀보다 훨씬 연상인 의사가 자신의 입장을 이용해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본 것은 역시 도덕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산부인과 의사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만행은 이외에도 아주 많다고 한다. 때문에 그들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부인과는 매우 민감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대할 때의 화법이나 대응에 관한 매뉴얼이 전혀 없는 것. ‘이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거나 ‘이런 화법은 환자에게 상처를 입힌다’ 같은 것은 전혀 공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의사의 세계는 지도의사나 선배가 하는 방식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이기 때문에 후배도 선배를 따라 모든 것을 그대로 그 방법을 답습하게 된다.
자신의 작은 행동 하나가 환자의 몸과 마음에 이중의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의사는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운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