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선 말론 브란도(오른쪽)와 알 파치노 없는 <대부>는 상상할 수도 없다. | ||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프란시스 감독은 “제작과정은 한마디로 끔찍한 경험들이었다. 그때의 일을 생각만 하면 지금도 진저리가 쳐진다”고 설명한다.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을 지금도 힘들게 만들고 있는 그때의 일은 출연 배우를 둘러싸고 제작자와 벌인 갈등과 암투였다. 자신이 캐스팅한 배우들의 해고는 물론, 자신까지도 자리를 내놓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을 정도로 심각한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제작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물고 늘어진 것은 주인공 역인 돈 비토 콜레오네 역. 프란시스 감독은 말론 브란도를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천거했지만, 제작자는 그를 흥행에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제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프란시스 감독은 작품과 캐릭터의 성격상 말론만한 배우가 없다며 끝까지 고집을 피워 사전에 테스트를 받는 조건으로 승낙을 얻어냈다. 그러나 제작자는 말론 브란도에게 테스트 통과는 물론, 출연료의 후불 지급과 제작비 초과시 출연료 미지급이라는 최악의 조건을 픽업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프란시스 감독은 이 같은 내용을 당사자인 말론 브란도에게 얘기도 하지 않은 채 일단 받아들였다. 사전 연기력 테스트는 말론에게 “카메라 테스트를 위해 약간의 애드리브를 했으면 좋겠다”고 속여 진행시켰다.
촬영에 들어가서도 제작자는 말론에 대해 시비를 계속 걸었다. 제작자는 우물거리는 말론 브란도 특유의 대사를 무척 싫어했다. 혼자 중얼거리는 말투로는 관객들에게 대사전달이 안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중도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프란시스 감독이 계속 버티자 제작자는 이번에는 다른 사람을 시비 걸고 나섰다. 말론이 맡은 돈 콜레오네의 아들로 나오는 마이클 콜레오네 역의 알 파치노가 두 번째 타깃이었다. 제작자는 “알 파치노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잘생긴 라이언 오닐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라이언 오닐 역시 프란시스 감독에게 자신이 그 역할을 맡고 싶다고 강력하게 희망해 왔다.
▲ 프란시스 코폴라 | ||
프란시스와 제작자와의 갈등과 암투의 결과는 영화가 극장에 오른 후 뚜렷하게 드러났다. <대부>는 1972년 아카데미상에 무려 11개 부분이 후보로 올랐고, 그중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아울러 말썽 많았던 말론 브란도는 아카데미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받았다. 2억달러라는 기록적인 흥행과 1997년 재출시될 정도로 눈부신 상업적 성공도 거둬들였다.
그럼에도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은 <대부> 제작 당시를 떠올리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한다. “<대부> 얘기는 그만 끝냈으면 좋겠다. 그때가 내 예술 인생에서 가장 처참했던 시간이었다”는 프란시스의 말처럼 그는 단 1분 1초라도 <대부>를 입에 올리는 것을 기피한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