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대니 빅토르 라모즈 고메즈. 2 .앨리슨 래퍼. 3. 제프리 스탠튼 벨. 4.제니퍼 밀러 | ||
대니 빅토르 라모즈 고메즈(22)
[공중그네 곡예사]
집안 대대로 ‘털복숭이’ 내력을 갖고 있는 그의 별명은 ‘늑대인간’. 이미 네 살 때부터 온몸을 뒤덮는 털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그는 곧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이런 모습이 좋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남들과 다르게 생긴 이 모습이 좋다. 아름다운 모습은 아닐지 몰라도 특별한 것만은 사실이지 않은가.”
앨리슨 래퍼(38)
[화가·세 살배기 아들을 둔 엄마]
선천적으로 두 팔이 없으며, 다리 또한 기형으로 굽어 있는 그녀는 마치 토루소를 연상케 하는 몸으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섬뜩한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외모만으로 그녀를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 보통 여성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의 직업은 조형 예술가. 대학에서 조형 미술을 전공했으며, 홀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등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게다가 3년 전에는 건강한 아들을 출산하는 등 엄마로서의 새로운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제프리 스탠튼 벨 (43)
[전직 모델이며 현재 바 경영인]
전직 모델 출신인 그는 현재 여자친구와 함께 맨해튼에서 바를 경영하고 있다. 한때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과 같은 유명 디자이너의 무대에 서는 등 잘나가는 모델이었던 그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했던 것은 10년 전. 갑자기 피부 색소에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서 까무잡잡했던 피부가 점차 군데군데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메이크업으로 가려보기도 했지만 곧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탓에 좋아하던 모델 활동도 접어야 했다. 처음에는 자신을 전염병 환자 대하듯 피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그것조차 모두 극복했다. “오히려 이 핸디캡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으며, 가끔은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한한 행복감을 느낀다.”
▲ 로네이 자매 | ||
[네쌍둥이]
프랑스에 거주하는 세실, 클레르, 산드린, 이사벨 자매는 일란성 네쌍둥이다. 마치 복제인간인 양 너무나 똑같이 생긴 모습에 언뜻 보아서는 누가 누군지 분간하기 힘든 것이 사실. 때문에 부모와 본인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의 이름을 부르길 꺼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 거기 너. 아니 너 말고, 왼쪽에 너 말야’라고 부른다. 학교에서도 늘 놀림의 대상이 되곤 했었다”라고 이들은 회상한다. 하지만 네 자매는 “우리들 넷은 세상에 둘도 없는 가까운 친구들이다.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며, 결코 혼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제니퍼 밀러(43)
[교수]
일명 ‘정글 여인’ 또는 ‘털복숭이 여자’로 불리는 밀러 교수는 생김새와는 달리 분명한 ‘여자’다. 수염 가득한 얼굴만 보아서는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수염을 제외한 모든 신체 구조상 엄연한 ‘여자’임에 틀림없는 그녀는 “우리 집안 내력인데 어쩌겠느냐”며 여유 있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죽을 때까지 부지런히 면도를 해왔던 할머니와 어머니와는 달리 그녀는 면도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냥 생긴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 오히려 이런 다른 모습이 인생에 있어 도전의식을 부추긴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 (왼쪽부터)에르베 파일렛, 코니 치우 | ||
[연극배우 겸화가]
출산 당시 의료진의 실수로 두 다리가 불구가 된 그는 세 살 때 결국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줄곧 누워만 지냈던 그는 놀랍게도 수술 후 양 팔을 이용해 걷는 법을 배웠으며, 곧 튼튼한 두 팔을 다리 대신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휠체어를 타고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움직이는 그는 곧 남들처럼 운동을 시작했으며, 1994년에는 세계 역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현재 연극배우로 전향해 무대 위에서 독특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며, 틈틈이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코니치우(34)
[모델겸 작가]
일종의 색소결핍증인 백색증을 앓고 있는 홍콩 출신의 모델인 치우는 피부 속이 들여다 보일 정도로 투명한 피부와 하얀 머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경계의 대상이 되곤 한다. “내가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란 사실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있어 나는 공포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런 편견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굳이 변화시키려 않는다. “오랜 세월 노력한 결과 겨우 이런 내 모습에 익숙해졌다. 만약 여기서 내 모습을 바꾼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