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더우먼>의 린다 카터. 작은사진은 최근 TV 출연 장면. | ||
흑백 TV시절이던 70년대에 방영된 미국 CBS의 <원더우먼> 시리즈는 당시 한국은 물론, 전세계 수백만 청소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하여튼 ‘원더우먼’으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 린다 카터는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린다 카터는 <원더우먼> 시리즈가 1979년 종영된 이후에는 그리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다. 오히려 팬들의 뇌리 속에 린다 카터의 존재는 그녀 자신이 극중에서 몸을 감추는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30여 년…. ‘원더우먼’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린다 카터의 현재 나이는 52세. 중년을 지나 노년의 문턱에 다다르고 있다. 그런 그녀가 오랜 침묵을 깨고 최근 들어 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과거 슈퍼우먼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그녀는 현재 ABC 방송 코미디물
그녀는 또 올해까지 TV영화를 세 편 찍을 예정에 있다.
그러나 린다 카터가 다시 할리우드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린다가 ‘원더우먼’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을 때 그녀의 인생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와 같이 화려하고도 빠르게 전개되었다. 뭇 남성들의 구애를 받던 그녀는 잘생긴 텔레비전 프로듀서였던 론 마무엘이라는 남자와의 결혼을 최종 선택했다. 유부녀가 된 ‘원더우먼’은 옛 영광을 접고 가정생활에 충실했으나 첫 번째 결혼생활은 1983년 끝이 나고 말았다.
여전히 젊고 예뻤던 그녀는 이혼 이듬해 검사로 활동하던 로버트 알트만이라는 지금의 남편과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첫 결혼과는 달리 린다는 가정에서 많은 행복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90년대 들어와 큰 위기에 봉착한다. 남편인 로버트가 검사 신분으로 마약 스캔들에 연루됐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로버트 알트만은 자신의 죄과에 대한 책임을 졌고 린다 카터의 생활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시련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였다. 이번에는 린다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다. 그녀는 결혼 이후 마셔 왔던 보드카로 인해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1997년부터는 술에 대해 자신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일시적으로 기억을 상실하고 의식을 잃는 정도가 된 것이다.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다고 다짐한 린다는 1998년 치료소에 들어가서 보드카 중독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럼에도 불행의 그림자는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다. 치료소에 들어간 5개월 뒤 4륜마차에서 떨어져 심하게 부상을 당해 재활시설에 들어가야 했다. 아울러 뇌물스캔들에도 연루되어 연기자로서의 재기는 물론, 한 인간으로서의 재기마저도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나는 지금까지 나만의 악마들과 싸워 왔어요. 내 인생에 대해서 스스로 말한다면 최선을 다해서 어려운 시간들을 뚫고 나온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린다는 마침내 불행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다. 더구나 새 사람이 된 그녀에게 친정인 방송계가 손을 내밀어 줌으로써 옛 영광을 복원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린다 카터는 지금 불행했던 과거를 모조리 견뎌내고 남편, 두 남매와 함께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7백만달러짜리 맨션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