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교수는 지난 2006년에도 ‘위구르 유목제국사 744~840’이 같은 분야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대한민국 학술원은 기초학문분야의 연구 및 저술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우수학술도서 및 동서양고전 중 우수 국역서를 선정해 대학, 연구소 등에 보급하고 있다.
올해 우수학술도서에는 인문학 79종 110권, 사회과학 95종 103권, 한국학 40종 41권, 자연과학 73종 74권 등 모두 287종 328권이 선정됐다.
정재훈 교수가 펴낸 ‘돌궐 유목제국사 552~745: 아사나 권력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소멸’은 고대 유목 국가의 원형인 흉노의 뒤를 이어 거대 유목제국을 세운 돌궐의 유산이 몽골 제국으로 이어지며 북아시아사만이 아니라 세계사의 전개에 미친 영향을 검토한다.
돌궐은 6세기 중엽 몽골 초원과 중가리아를 배경으로 세력화에 성공한 뒤 서쪽으로 진출해 아시아 내륙의 초원과 오아시스 대부분을 하나로 통합한 거대 유목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동서로 분열되었고, 이후 50년간 당조의 지배를 받다가 680년대 부흥하는 등 부침을 거듭했다. 하지만 그의 사적 전개 과정은 200년 넘게 이어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어 이후 중앙아시아 역사 전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위의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본서는 돌궐의 지배 집단인 아사나를 중심으로 한 유목 군주권의 추이를 따라가며 정주 농경 국가와는 다른 유목 국가로서 돌궐이 가졌던 성격을 새롭게 규명한다.
이와 관련해 아사나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소멸을 중심축으로 건국 신화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개별 유목 국가의 역사 전개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동시대 동아시아의 역사에 접근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돌궐사의 위상과 의미를 보다 넓은 시각에서 분석한다.
무엇보다 한문 자료만 아니라 고대 투르크 비문 자료의 비교 연구를 통해 그동안 사료의 제한으로 주제의 편향이 심했던 돌궐사를 좀 더 ‘중립적’으로, 즉 중국도 돌궐도 아닌 한국인의 ‘제삼자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재훈 교수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돌궐 유목제국사(552~745)’, ‘위구르 유목제국사(744~840)’ 등이 있고 ‘유라시아 유목제국사’, ‘사료로 보는 아시아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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