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가 남긴 피자를 먹었다가 해고된 제임스 게리슨. 그의 사연이 ‘가장 황당한 해고’로 뽑혔다. | ||
하지만 여기 이 사람들보다 더 억울하고 황당한 경우가 또 있을까.
최근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www.simplyfired.com)에서 열린‘황당한 해고 사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가 막히다 못해 웃음이 터져 나올 지경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약 1천여 명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기가 막힌 해고 사연을 털어 놓았으며, 도무지 사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황당한 까닭에 현재 미국의 네티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우승은 한 금융회사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해고된 제임스 게리슨(39)이 차지했다. 그가 18개월 동안 일하던 회사에서 쫓겨난 이유는 우습게도 ‘피자 몇 조각’ 때문이었다.
어느 날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몇몇 직원들이 피자를 배달시켜 먹으면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피자 몇 조각을 남긴 채 미팅을 마쳤고, 당시 몹시 배가 고팠던 게리슨은 미팅룸에서 우연히 피자를 발견하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어차피 회사 돈으로 배달시킨 거니깐 내가 먹어도 별 문제는 없겠지”라고 생각한 게리슨은 허겁지겁 피자 몇 조각을 입에 넣었다. 또한 그는 “남은 음식을 버릴 바에는 이렇게 먹는 게 회사 입장에서도 훨씬 도움이 되는 일이다”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은 피자는 사실 버려진 게 아니라 몇몇 직원들이 집에 갈 때 싸가지고 가기 위해 일부러 남겨둔 것이었던 것.
게리슨이 자신들의 피자를 먹어 치운 것에 상당히 분개한 이들은 즉각 복수전(?)을 계획했다. ‘피자 도둑’ 사건을 자신들의 부장에게 보고했고, 이를 전해들은 부장은 부사장에게 사건의 전말을 고발했다.
그로부터 1개월 후 게리슨은 돌연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는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회사에서는 해고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분명히 그 피자 때문이었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또한 그는 “그럴 것이 아니라 나한테 한마디라도 얘기를 해줬다면 정중하게 사과도 하고 피자값도 물어주었을 텐데 정말 너무하다”고 비난했다.
현재 이직에 성공해 TV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게리슨은 “이제는 사무실에 먹을 것이 남아 있으면 먼저 먹어도 좋은지, 아니면 함정이 아닌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됐다”면서 씁쓸해 하고 있다.
그밖에 대회에 입상한 여러 참가자들의 사연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
한 참가자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알아듣는 ‘사오정’ 기질 때문에 해고당한 경험을 털어 놓았다. 평소 상사의 신임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그에게 어느 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상사가 휴가를 떠나면서 그에게 특별 임무를 하나 부여해준 것이다. 휴가를 떠난 2주 동안 자신 대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이클 핀(Michael Finn)’씨에게 업무 보고서를 보내달란 것이었다.
그가 어느 때보다 더욱 더 열심히 일했던 것은 물론이었다. 야근 수당도 받지 못하면서 매일 밤늦게 퇴근하거나 다른 업무는 제쳐둔 채 상사가 지시한 업무에만 매달렸다.
그러길 2주째. 마침내 상사가 휴가에서 돌아왔고, 그는 자랑스럽게 지난 2주 동안 ‘마이클 핀’씨에게 보낸 보고서를 상사의 책상에 올려 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기뻐하기는커녕 상사의 얼굴이 금세 사색이 되는 것이 아닌가.
“마이클 핀이 도대체 누구죠?” 상사가 물었다. 이에 당황한 그는 “보고서를 보내라고 말씀하신 분인데요”라고 대답하면서 뭔가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이윽고 상사는 어이가 없다는 듯 “아니! 마이클 핀이 아니라, 마이크로 필름(Microfilm)이에요!”라고 소리쳤다.
부정확한 상사의 발음을 잘못 알아들은 그가 그만 엉뚱한 사람에게 꼬박꼬박 메일을 보냈던 것이었다. 비록 열심히 일했지만 그는 그토록 바라던 상사의 신임을 얻기는커녕 바로 다음 날 회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미주리주 스프링필드 법원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한 참가자는 함께 근무하던 동료 경비원의 엽기 행동 때문에 덩달아 해고를 당했다. 현관에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보안 검색을 실시하던 그는 그날도 평소와 같이 엑스레이 장치를 보면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법원을 방문한 두 여성으로부터 시작됐다.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동료 경비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가 싶더니 갑자기 한 여성이 엑스레이 검사대에 벌렁 눕는 것이었다. 그가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진 반면 동료 경비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하게 버튼을 눌렀고 이 여성은 컨베이어 벨트에 누운 채 엑스레이 기계를 통과했다.
다시 말해 일종의 ‘무료 엑스레이 검사’를 실시했던 것. 검사를 마친 이 여성은 동료에게 여러 차례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자리를 떴고 옆에서 황당한 장면을 목격한 그 역시 그저 웃으면서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음날 올 것이 오고 말았다. CCTV에 녹화된 문제의 장면을 본 상사가 엑스레이 기계를 엉뚱한 용도로 사용한 동료를 해고시켰고, 그 역시 이를 수수방관했다는 죄로 함께 잘라 버렸던 것이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구 회사에서 배달 업무를 맡고 있던 한 참가자는 고객의 ‘은밀한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해고를 당했다. 침대를 주문한 고객의 집을 찾아가 낡은 침대를 옮기던 그는 매트리스 아래에서 이상한 상자를 하나 발견했다.
호기심에 상자를 열어보니 이게 웬일. 그 안에는 성인용 기구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장난기가 발동한 그는 남근 모양의 바이브레이터를 켜고 함께 일하던 동료와 잠시 시시덕거리며 칼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목격한 집주인 내외가 불쾌감을 드러냈고, 이윽고 그는 아버지로부터 가차 없이 해고를 당하고 말았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역시 사소한 장난 때문에 회사에서 쫓겨나는 불행을 당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중 장난으로 암호를 ‘STUPID(바보)’라고 지정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암호를 다시 바꾼다는 것을 깜박 잊어버린 채 제품을 그대로 출시해 버렸고, 1년 후 한 고객의 항의 전화로 바로 해고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