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박 전 대표의 위치는 ‘독보적’이지만 향후 여러 정치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치밀한 대권전략을 마련할 때다. | ||
박 전 대표는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자리를 선점하며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정치적 활동’을 자제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왔다. 정가에서는 박 전 대표가 ‘전면 부상’ 시기를 저울질하며 일찌감치 차기 대선 전략을 짜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한다. 과연 이번 행사와 박 전 대표의 ‘대권 기지개’ 사이에는 어떤 함수관계가 있는 걸까.
정가에서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했다’는 말까지 들릴 정도로 현재의 대권가도에서 박 전 대표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친이 세력’의 구심점이 될 마땅한 대권주자가 떠오르지 않고 있는 탓도 크지만 역으로 그러한 상황은 박근혜 대세론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충분조건’이 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에서는 지금의 대세론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진 않다.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 등 19대 대선 이전에 정치적 지형 변화를 가져올 이슈는 적지 않다. 또한 ‘박근혜 대세론’이 이명박 대통령의 위기 상황과 어느 정도 맞물려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박 전 대표로서는 향후 여러 정치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치밀한 대권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인 셈이다.
박 전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대권 밑그림은 과연 어떤 것일까. 정가에서는 그가 최대한 ‘여유 있게’ 대권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대선에서도 초반 독보적 레이스를 펼치다가 당시 이명박 시장의 급부상으로 허를 찔린 전례가 있듯, 아직 전면에 나서기엔 시기적으로 이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대권 구상에 대해 세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요즈음, 박 전 대표 측에서 대대적으로 ‘박정희 탄신기념일’ 축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대세론’을 타고 ‘박풍’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정치적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는 셈이다.
한 측근은 “박근혜 전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지금까지의 박정희 대통령의 추모행사는 서거에 대한 비통함과 아쉬움으로만 기억되지 않았나. 10·26 사태를 기리는 침울하고 슬픈 행사에서 탄신일을 기념하는 밝고 즐거운 축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태어난 날은 1917년 11월 14일로 올해로 91주년이 된다. 박 전 대표 측은 올해를 기점으로 탄신기념일 축제를 관례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14일 본 행사와 함께 하루 전인 13일에는 전야제를 열어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도 초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축제 준비는 ‘녹색회’ ‘녹색문화예술 세계연맹’ ‘그린비전 코리아’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여러 친박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돕고 있다.
한 관계자는 “탄신기념일을 기리는 ‘축제’이니만큼 온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꾸며질 것이다. 말 그대로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역시 씨름대회, 서화전, 노래자랑, 시각장애인 축구대회, 합동결혼식과 같이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것들로 꾸몄다고 한다. 특히 상황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들의 합동결혼식을 열어주는 행사에는 박 전 대표가 직접 ‘주례선생님’으로 참석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주변 일각에서는 ‘박정희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자칫 ‘역풍’을 맞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총체적인 경제 위기 상황에서 ‘원조 경제 대통령’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측 인사들이 반감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기 때문. 또한 그간 애써 쌓아온 ‘정치리더 박근혜’의 이미지가 자칫 ‘박정희의 딸 박근혜’로 희석될 우려도 있다.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에게 실망하고 있는 민심이 ‘박근혜 대세론’으로 옮겨가는 자연스런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이참에 ‘박근혜 대세론’에 확실한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과연 잇따라 터지는 공직 비리와 경제난 속에서 신음하는 민심이 이번 축제로 ‘박정희 향수’에 젖어들 수 있을까. ‘아버지 박정희’가 ‘박근혜 대세론’에 더 센 바람을 일으켜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