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男 직원들, 구설 올라 불이익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
- 경찰, 수사 착수…노동청, 내부 감사 자료 요청
- 여성단체, “가해 직원 추가로 더 나 올수 있어”
- 은행측, 가해자와 피해자 진술 달라 “좀 더 조사 필요해”
(사진=일요신문 DB)
[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대구은행 책임자급 간부들의 직위를 이용한 비정규직 여직원들의 상습적으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은행은 내부 책임자급 간부들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사내 제보자 색출에 나서는 등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의 사태를 더욱 악화 시키고 있다. 더욱이 피해 여직원을 비롯해 전 직원에게 해당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외부에 일절 발설하지 말 것도 지시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은행이 이번 사건과 관련, 진상조사에 집중하기보다는 내부 제보자 색출과 사건을 무마하기에 더 주력했다는 오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박인규 대구은행장 책임론 거론
DGB금융그룹 회장을 겸하고 있는 박인규 대구은행장의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간부들이 직위를 이용해 비정규직 여직원들을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아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특히나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것에 이를 지켜보는 지역사회에 충격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대구지역 대표 기업이다. 그동안 다양한 금융지원을 벌이며 지역민들과 공존해 왔던 만큼 이번 사건으로 인해 50년 지역 대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땅으로 추락하는 꼴이 돼버렸다. 조직 내 기강과 도덕성 해이에 비판도 함께 나올 가능성이 큰데,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박인규 회장은 조만간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성명을 발표 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대구은행 측에 따르면 이번 책임자급 간부들의 여직원 성추행에 대한 조만간 박인규 회장이 직접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대구은행 홍보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과와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 박인규 회장이 직접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다만 박 회장의 입장 발표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박 회장의 사과 입장발표는 대책회의에서 검토된 부분이다. 적절한 시기에 맞춰 여직원 성추행 발생과 관련해 회장의 사과문 형식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희롱과 성추행 건에 대해 진심어린 해당 여직원들에 사과와 앞으로 여직원들의 안전과 재발방지를 위해 힘쓰고, 특히 건강한 회식 문화 조성과 이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 등 예방 교육을 철저하게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사과 입장발표로 파악되고 있다.
박 회장이 도의적 책임을 밝히면서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은행 안팎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대구은행 男 직원들 ”나 떨고 있니“… ‘좌불안석’
이번 대구은행의 여직원 성희롱·추행 사건은 피해를 당한 한 임시직 여직원의 언론 제보와 해당 여직원들의 신고가 본점 감사팀에 접수되고 나서부터 불거졌다. 이들 여직원들은 책임자급 간부 직원들이 상당 기간 동안 다수의 비정규직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추행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팀을 통해 한 여직원들은 책임자급 한 간부 직원이 근무시간에 수시로 불러내 입맞춤을 요구하는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해왔으며,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여직원은 주점에서 부서 회식을 하던 중 책임자급 간부로부터 강제로 껴안고 입맞춤을 당했으며, 이후 지속적인 만남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이외도 강제로 모텔로 끌려갔다 달아나기도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여직원들은 ”주위에 더 많은 피해 동료들이 있지만 계약연장 등에 불이익 있을까봐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고 진술해 사태의 심각성을 더 했다.
이 같은 진술을 종합하면 피해 여직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대구은행 본점 감사팀은 특별감사에 착수했으며, 이들은 본점을 비롯해 지역 전 지점 여직원들을 상대로 확대해 사내의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은행 간부급들을 포함해 일반 남성 직원들 모두가 좌불안석이다. 행여 구설에 올라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사진=일요신문 DB)
#. 경찰 수사 착수… 노동청 내부 감사 자료 요청
대구경찰청은 최근 대구은행 직원들의 여직원 성추행과 관련해 책임자급 간부 직원 4명과 또 다른 은행 관계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급 4명 이외에도 수 명의 또 다른 직원을 추가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이번 대구은행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로 혐의가 드러나면 엄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고용노동청 역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다. 고용노동청은 사건을 인지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미 대구은행 측에 내부 감사 및 조사 결과를 요청한 상태이다. 대구노동청은 대구은행 측이 제공한 자료가 미비할 경우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자급 간부 4명을 따로 불러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이번 대구은행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점검을 벌일 것”이라며, “조사에서 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면 대구은행은 고용부로부터 근로감독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여성단체 “피해자 더 늘어날 수도”
지역 여성단체 등은 대구은행 비정규직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 가해 직원이 추가로 더 나 올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여성회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지목된 가해자가 4명으로 알려졌지만 전체 가해자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피해자도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라며, ”다수의 피해자가 있어 보인 만큼 대구은행측의 관행적인 조직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지역 여성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은 오는 10일 지역 은행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데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대구은행 본점을 비롯해 지역 전 지점 내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경험 여부 등의 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대구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달라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의 책임자급 직원들에 대해 감사팀이 정확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들 4명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는 징계차원은 아니다. 피해를 당했다는 여직원들과의 조사가 완전히 끝나고, 직원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위원회 회부를 결정하고, 곧바로 징계위를 열 것이며, 이후 가해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자급 직원은 해당은행 부부장급(1명), 차장급(1명), 과장급(2명) 등 모두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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