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비스 프레슬리 | ||
미국의 영웅이자 전설인 엘비스 프레슬리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다 되어 간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직도 그의 죽음을 믿지 않거나 적어도 수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가 죽음을 위장한 채 어딘가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TV 다큐멘터리나 저서 등이 그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를 다루었지만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태. 그런데 최근 프레슬리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조사하는 단체인 ‘프레슬리 위원회’가 새로운 주장을 제기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레슬리의 DNA를 면밀히 검사한 결과 관 속에 들어 있는 시신은 결단코 프레슬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생전에 실시했던 간 조직 검사 결과와 부검 결과를 비교해 본 결과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제기되자 그동안 잠잠했던 그의 죽음을 둘러싼 온갖 의혹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프레슬리가 죽지 않고 어딘가에서 버젓이 살아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심지어 그가 죽은 후 그를 목격했다는 사람들도 수천 명이나 된다. 또한 “내가 바로 진짜 프레슬리요”라면서 수십 년이 지난 후에 엉뚱하게 나타난 황당한 사람도 있었다. 물론 단순히 비슷한 외모거나 혹은 그를 모방한 추종자들의 소행일 수도 있지만 음모론을 좋아하는 일부 미국인들은 이런 소문이 진짜라고 굳게 믿고 있다.
사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몸무게가 그러했다. 1977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날 당시 그는 110㎏은 거뜬히 넘을 정도로 상당한 거구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검시관이 기록한 사망 진단서에는 고작 77㎏으로 적혀 있었다. 또한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 역시 시신을 보고 “언제 프레슬리가 이렇게 살을 뺐었지?”라면서 의아해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도 관 속에 누워 있는 그의 시신은 이상한 점이 많았다. 아무리 죽은 시신이라고는 하지만 마치 사람이 아닌 밀랍인형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사람 피부라기보다는 플라스틱처럼 보였으며, 심지어 어떤 사람은 “그의 구레나룻이 살짝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장례식이 그가 사망한 지 하루 만에 치러졌다는 점도 수상하다. 그를 추모하는 팬들의 애도 물결을 생각해서라도 적어도 며칠 후에 치러도 됐을 법한데 그의 가족들은 굳이 허둥지둥 장례식을 마쳤던 것이다.
이런 의혹들을 바탕으로 ‘프레슬리 위원회’는 오랜 기간 목격자들을 인터뷰하고, 전문 의료진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DNA 검사를 실시하는 데 성공했다. 곧 발간될 P.W.애치슨 위원장의 저서 <프레슬리 얼터너티브>에서는 1975년 프레슬리가 간염 검사를 받았을 때 실시했던 조직 검사를 바탕으로 한 DNA와 부검시의 DNA 결과를 철저히 비교 분석했으며, 그 결과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 결과 이 책에서는 “생전의 프레슬리와 그레이스랜드에 묻혀 있는 그의 시신은 다른 사람”이라는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땅 속에 묻혀 있는 시신은 ‘누구’ 아니 혹은 ‘무엇’일까. 우스운 발상이지만 정말 인형이라도 묻혀 있는 걸까. 또한 프레슬리는 어떤 이유로 이런 ‘사기극’을 벌이면서까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춘 걸까.
여기에는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다. 여생을 조용하고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서 종적을 감추었다는 설이나, 마피아를 조사하는 비밀 FBI 요원으로 활동하던 그가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모습을 감추었다는 설도 있다.
최근 미국의 타블로이드 <선>은 그가 종교에 심취한 나머지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자신이 신에 의해 선택된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었던 프레슬리가 천국으로 가기 위해서 세속과의 모든 인연을 끊고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책이 발간됨과 동시에 그동안 잠잠했던 프레슬리의 죽음에 대한 논란은 다시금 불거질 전망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